[기업과 문화의 만남] (외국의 사례) '예술의 꽃' 밑거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구에선 오래전부터 기업들의 문화예술활동 지원이 이뤄져 왔다.
공식적인 메세나협의회가 가장 먼저 창설된 나라는 미국이다.
지난 66년 체이스 맨해튼은행의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로커펠러가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의 일부를 문화예술에 할당할 것을 장려하는 기관의 설립을 주장, 67년에 예술지원기업위원회(BCA)가 설립됐다.
미국기업들은 초기엔 예술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를 요구하지 않고 다만 프로그램 등에 회사의 이름을 게재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70년대 필립모리스가 전시회를 이용한 광고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전개한 이후 예술활동지원을 광고로 이용하는 회사가 등장하게 됐다.
80년대 들어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새로운 카드를 만들 때 고객이 일정액을 특정 예술단체에 기부하도록 하는 혁신적인 마케팅전략을 내놓자 다른 기업들도 전략적으로 문화예술지원에 나서게 되었다.
유럽의 경우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통적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공적지원이 문화예술지원의 주종을 이뤄 왔다.
그러나 미국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이 성공하자 유럽에서는 영국이 제일 먼저 76년 예술후원기업협의회(ABSA)를 창설했다.
지난 91년엔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유럽지역 기업메세나 협의회가 출범,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업에 의한 대가없는 순수한 문화지원'을 표방한 사단법인 기업메세나협의회가 90년에 창립돼 쇼와의 스즈키 회장이 초대 회장직을 맡았다.
가장 활발한 메세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적 기업으로는 핀란드의 노키아, 프랑스의 카르티에 등을 꼽을 수 있다.
통신과 표현의 자유, 혁신, 독창성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는 노키아는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노키아 아시아 태평양 미술대전을 지난 99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노키아의 미술대전은 매년 국가별 경쟁을 통해 3명을 선발한 후 각국 수상자들중에서 아시아 태평양 전체 그랑프리를 선정한다.
그랑프리 수상자에게는 장학금 8천달러와 함께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기관에 연수기회도 제공한다.
프랑스의 보석.시계회사인 카르티에도 지난 84년 카르티에 재단을 설립, 프랑스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밖에 영국의 통신회사인 오렌지는 여성작가들을 위한 문학상을 제정해 여류문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있다.
일본의 안전화재도 '사회와 공생하는 회사'라는 경영모토로 인형극과 현대미술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