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종합 정보서비스사인 로이터가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기야 매각설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캐나다 톰슨 파이낸셜의 오너인 톰슨 그룹이 로이터를 인수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뉘미스 증권의 미디어산업 전문가 폴 리처드는 "로이터 매각이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톰슨이 로이터를 인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그간 여러차례 설왕설래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로이터가 경영난에 빠지게 만든 장본인의 하나인 미국의 경쟁사 블룸버그가 로이터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으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실현이어려운 것"이라고 일축했다. 로이터 매각설은 지난주 런던시장에서 로이터 주가가 지난 12년 사이 가장 낮은주당 148펜스까지 주저앉은 가운데 나왔다. 주가는 이후 약반등해 22일 오전(현지시간) 181.5펜스를 기록했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로이터 인수에 걸림돌이 많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들은 무엇보다 로이터의 대주주 지분이 15%를 넘지못하도록 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소시에테 제너럴 증권의 앤서니 드 라리나가 연구원은 "로이터 인수를 원하는 측이 이런 경영상의 제약이 손질되길 당연히 바랄 것"이라면서 그러나 "실현이 쉽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주가도 인수 희망자의 입장에서보면 만족스런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의 암울한 장래는 지난주 톰 글로서 최고경영자가 향후 시장 상황이 좋지않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더욱 불거졌다. 로이터는 이미 올상반기 세전 손실이 1천만파운드(200억원)로 지난 84년 상장후 첫 손해를 낸 바 있다. 감원과 사무실 축소 등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리처드는 로이터의 쇠락이 금융시장 위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그간 로이터의 영광을 뒷받침해온 금융시장이 침체됨으로써 자연히 금융정보 비즈니스도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로이터의 `현실 안주'도 거듭 비판됐다. 리처드는 최대 경쟁사인 블룸버그가 고객의 입맛을 감안한 신상품을 속속 내놓은데 반해 로이터는 "혁신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로이터가 경쟁사들에 비해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예로 블룸버그가 앞서 도입해 유저들의 인기를 끌어온 인스턴트 메시징도 로이터는 지난주에야 비로소 유사한 서비스를 채택했음을 그는 상기시켰다. 리처드는 그러나 로이터 상황이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이터의 재정이 상대적으로 아직은 괜찮다"면서 "(최소한) 올해는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로이터의 변신이 너무 늦었다는 점에 공감한다. 드 라리나가 연구원은 글로서 최고경영자가 "경영 변신을 위해 바른 방향으로 나가고는 있다"면서 그러나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결코 글로서의 잘못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이터가 호시절에 너무 안주한 것이 오늘날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런던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