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볼은 똑바로 나가기보다 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리고 똑바로 나가는 볼보다 휘는 볼이 미스샷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골프 볼은 왜 휘는 것일까. 구질을 좌우하는 요인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스윙궤도이고 다른 하나는 볼과 헤드페이스의 접촉 각도이다. 스윙궤도는 볼의 초기 방향을 결정한다. '처음에 어느 쪽으로 날아 가느냐'를 좌우하는 요인이 스윙궤도라는 얘기다. 골퍼 앞쪽을 12시 방향이라 할 때 궤도가 2시 방향에서 8시 방향으로 들어오면(아웃→인) 볼은 바로 그 방향대로 목표의 왼쪽을 향해 날기 시작한다. 반대로 4시 방향에서 10시 방향으로 궤도가 이뤄지면(인→아웃) 볼은 처음부터 목표의 오른쪽을 향해 뻗어 나간다. 물론 맞는 순간의 궤도가 3시에서 9시 방향으로 스퀘어가 되면 볼은 처음부터 스트레이트로 나간다. 그런데 구질은 실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볼이 처음부터 목표 왼쪽으로 나가다 중간부터 오른쪽으로 휘는 것이 '풀 슬라이스'이고 볼이 처음에 오른쪽으로 나가다 왼쪽으로 휘어 들어오는 것이 '푸시 훅'이다. 똑바로 나가다 오른쪽으로 휘면 그것이 슬라이스요,똑바로 나가다 왼쪽으로 휘면 훅이다. 볼이 나중에 어느 한 방향으로 휘는 것은 볼과 헤드페이스의 접촉 각도에 기인한다. 임팩트 때 페이스가 열리면 볼이 나중에 오른쪽으로 휘는 것이고,닫혀 맞으면 왼쪽으로 휜다. 처음에는 궤도에 의해 이뤄지는 헤드의 '미는 힘대로' 볼이 나가지만,중간 정도 날아 가서는 페이스의 '오픈,또는 클로즈'에 의해 가해지는 사이드 스핀 때문에 볼이 휘는 것이다. 결국 골퍼들은 구질을 보고 자신의 스윙을 점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관광 볼'이라 불리는 '풀 슬라이스'는 바로 궤도가 '아웃→인'인데다 맞는 순간의 헤드페이스 각도가 '오픈'이기 때문에 처음에 볼이 목표 왼쪽으로 날다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오는 것이다. 골프가 평생 함께 할 운동이라면 위와 같은 구질의 원리를 이해해야 근본적 치유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초기 방향은 궤도,나중에 휘는 것은 접촉 각도'라는 불멸의 기본을 아는 게 중요하다. 본지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