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방사광 가속기는 국내 최첨단 연구설비로 꼽힌다. 방사광을 물질에 쪼여 그 물질의 구성 성분 및 구조를 규명해내는 설비다. 물리 화학 등 기초 과학분야 뿐만 아니라 반도체 화학공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가속기 건설에는 1천5백억원이 투자됐다. 국내 연구개발분야 단일 설비로는 최대규모다. 7년전 이 장비가 처음 도입될 때는 경제성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나 신소재 초정밀가공 등의 연구에 필수적인 설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생명공학 분야 연구개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박테리아 단백질 구조 규명 및 헬리코박터의 생존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올해도 전체 활용 건수의 3분의1 이상을 생명공학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방사광가속기 활용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방사광 빔라인 부족으로 인해 활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우선 지적할 수 있다. 가속기에 붙어있는 빔 라인은 모두 17개로 일본 고휘도광과학연구센터의 38개와 미국 버클리대의 32개에 비해 훨씬 적다. 기업체 활용도가 부진한 것도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미국에서는 IBM이나 벨연구소 등이 빔라인을 하나씩 구입, 통째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주로 대학에서 기초과학 연구장비로 쓰이고 있으며 산업체 활용도는 전체의 7%선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기업은 방사광가속기를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배병권 포항가속기연구소 기획팀장은 "최근들어서는 기업으로부터도 방사광 가속기 활용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기업이 앞장서 참여해야 외국 기업들도 뒤따라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