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06
수정2006.04.02 23:09
"여기가 중국 맞아?"
대만에서 가까운 중국 남부 항만도시 샤먼(厦門)에 첫 발을 디디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반응이다.
깨끗한 시설을 자랑하는 샤먼의 국제공항 검색대를 빠져 나가 만난 사람들의 생김새만 보면 마치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온 느낌을 받는다.
이 곳 사람들의 호리호리한 체격은 남방 특유의 모습을 띠고 있다.
야자수가 늘어져 남국 정취가 물씬 풍기는 길거리를 걷다 보면 1백20만명이 사는 도시가 '중국의 싱가포르'로 통할 만큼 청결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샤먼시는 중국 경제의 견인차로 불리는 경제특구의 하나다.
중국 남부내륙을 관통하는 구룡강 하구와 바다를 낀 천혜의 항만 공업도시이자 휴양도시.
최근 대한항공과 샤먼항공이 1주일에 각각 두 번씩 인천~샤먼 노선을 운항하면서 한국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따뜻한 곳에서 골프를 즐기기 위한 골프 관광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샤먼이 중국 하이난다호(海南島)에 이은 중국 남부의 골프 휴양지로서 떠오르고 있는 것.
위도상으로는 대만과 비슷해 10월 평균 기온이 섭씨 23.9도이고 한낮에는 30도 안팎까지 오른다.
대륙과는 연륙교 2개로 연결돼 있어 바다 특유의 끈적끈적한 내음이 도시에 배어 있다.
건기에 해당되는 11월부터 3월 중순까지는 평균 기온이 섭씨 15도 정도여서 골프 하기에는 제격이라고 현지 사람들은 말한다.
골프장은 샤먼시와 인근 도시에 모두 4곳이 있다.
이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동방GC.
지난 95년 들어선 18홀 7천84야드의 국제 규모 코스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졌으며 지난 98년 아시안골프투어인 오메가투어를 개최했다.
99년 영국왕립골프협회와 미국골프협회가 뽑은 세계 1백대 골프장답게 시원한 페어웨이, 아름다운 연못, 변화무쌍한 그린 등을 자랑한다.
페어웨이가 넓은데다 파4홀 기준으로 4백야드를 넘나드는 긴 홀이 많아 1백타대를 치는 초보자부터 싱글 기록을 내는 고수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코스다.
동방GC와 쌍벽을 이루는 개가GC는 지난 96년 그레그 노먼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미인산'과 바다의 지형을 살려 설계했다.
역시 7천74야드의 18홀을 돌면서 장타와 정교한 샷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코스다.
샤먼시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천주GC는 지난 98년 중.미 합작으로 만들어진 18홀(7천1백8야드) 국제 규모의 코스.
여성스러운 설계지만 공격적인 샷을 요구하는 지점이 여러 군데 숨어 있다.
샤먼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남태무GC는 해변가 특유의 광활한 코스다.
6백야드가 넘는 파5홀, 4백60야드에 가까운 파4홀 등은 장타들이라도 힘이 들어가게 만든다.
중국 샤먼=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