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24일 이달초 평양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가 밝힌 북한의 제네바 핵합의 파기 발언에 대해 "거두절미하고 얘기가 건네져 그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몇가지 단서조항이 떨어져 버리면 북한이 무조건 브링크맨십(brinkmanship.벼랑끝 전술)으로 나간 것 처럼 볼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 핵에 대해 미국이 의혹을 과장했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 장관은 이어 북.미의 제네바합의 파기 가능성에 대해 "서로 공을 상대방에게 넘긴 형국이 됐다"고 분석했다. 정 장관은 또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하면서 미국에 정상회담을 제의했다는 설에 대해 "여기(서울)에서나 (8차장관급회담 때) 평양에서나 그에 대한 얘기를 못들었고 또한 정보도 없다"면서 "북한도 핵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그런 틀 속에서는 (그러한 제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북.미가 정상회담 쪽으로 몰아가면 한국이 한 발 물러서야 되는 거냐'는 질문에 "이번 장관급 회담을 통해 남북간에도 핵 문제를 협의해 나간다고 못을 박았다"며 "이걸 근거로 우리가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북핵 거두절미 전달' 발언 파문이 일자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내고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과장 의혹'을 제기한 것처럼 보도한 것은 발언의 취지와 다른 잘못된 해석"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도 "일부 언론에서 정 장관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면서 핵문제에 대해 한·미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으나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정 장관의 발언 취지는 '미국의 북핵 계획 과장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방송 인터뷰에서 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누차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