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박지은 '죽음의 대국' .. 여류기사 사상 첫 '치수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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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에서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치수고치기 대결이 펼쳐진다.
인터넷 바둑사이트 타이젬(www.tygem.com)은 오는 11월8일부터 '반상의 철녀' 루이나이웨이 9단과 '신세대 여전사' 박지은 3단 간의 치수고치기 10번기를 개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치수고치기는 세계 최초의 여류 정상급 기사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바둑계 안팎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대결은 특히 한 쪽에서 2연승할 경우 한 점씩 치수가 고쳐지는 파격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어 스릴이 넘칠 것으로 예상된다.
호선으로 시작해 한 쪽이 2연승할 때마다 정선-두점-석점으로 치수가 변경된다.
치수고치기는 명예와 자존심을 먹고 사는 프로에게는 가장 부담스럽고 위험한 승부 방식으로 통한다.
패하는 쪽의 손해가 워낙 큰 탓에 지난 80년대 이후 사실상 바둑계에서 사라졌었다.
그러나 루이 9단과 박 3단은 이번 타이젬의 대국 제의에 예상외로 흔쾌히 응해 비교적 쉽게 대국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루이 9단은 "사상 첫 여류 정상 치수고치기에 참가하게 돼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이라며 "박 3단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어서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맞서는 박 3단은 "루이 9단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인 만큼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 같다"면서 "그러나 도전적인 자세로 편하게 두고 싶다"고 말했다.
대국은 8일 이후 매주 목요일 밤 타이젬 인터넷 대국실에서 열린다.
제한시간은 30분이며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지는 속기전이다.
온라인상에서 속기로 펼쳐진다는 점이 승부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거리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