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하이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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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민들은 뉴욕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누구나 한번쯤 방문하기를 원하는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뉴욕인은 스스로를 뉴요커(New Yorker)라고 부르며 다른 지역 사람과 차별화하기를 좋아한다.
일종의 우월감의 표시인데 이 도시가 문화 예술 패션 음식 영화 등의 세계 중심지로 부각한 것도 시민들의 '뉴욕사랑'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런 뉴욕이지만 내 고장을 더욱 가꾸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1976년에는'I ♥ N.Y.(아이 러브 뉴욕)'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한데 이어 홍보노래(I Love New York)를 만들어 뉴욕의 면모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뉴욕사랑은 지난해 9·11테러 때 극명하게 나타났다.
참사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헌혈자들은 뉴욕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현장으로 득달같이 달려와 넘쳐나는 이들을 돌려보낼 지경이었다.
테러 이후 등돌리는 관광객을 붙드는데 일조한 '뉴욕 문화사랑 운동'도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성공을 거두었음은 물론이다.
슬로건을 내건 도시는 뉴욕뿐이 아니다.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도쿄는 1999년에 'Yes Tokyo'를,홍콩은 중국반환 이후 'City of Life'를 표방하고 나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도 최근 'Hi Seoul'이라는 슬로건을 확정하고 시민의 날인 27일 선포식을 갖는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Hi'라는 인사말을 통해 밝고 친근한 서울의 이미지를 지구촌에 전달하는 행사로 '서울사랑'의 시작인 셈이다.
시는 이와함께 마케팅에 활용할 슬로건으로 'We are Seoulites(우리는 서울사람)'와 'We Love Seoul'을 내걸었다.
벌써부터 'Hi Seoul'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티셔츠가 시민들 사이에 제법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88올림픽과 월드컵경기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한껏 높아진 서울이 이번 슬로건 선포를 계기로 그 '정체성'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