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조흥'은행의 짝짓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외환 한미 제일 등 대형화 대열에 아직 끼지 못한 은행들의 운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약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 합병하면 국내 은행권은 '4강(强) 3약(弱)'체제로 재편된다. 총자산 규모로 국민(2백3조원) 신한+조흥(1백37조원) 우리(95조원) 하나+서울(85조원)이 '빅4'로 떠오르는 반면 외환(55조원) 한미(41조원) 제일(30조원)은행은 군소 은행으로 남게 되는 것.이에 따라 외환 한미 제일은행 등은 추가 합병 시나리오와 독자 생존 가능성 등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현대 부실에 발목이 잡혀 있는 외환은행은 추가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향후 전략을 고민중이다. 이강원 행장은 "필요하다면 우리가 주도권을 쥔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내달말 나올 매킨지의 컨설팅 결과를 보고 구체적인 전략을 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3천억원 공모증자 계획이 무산되는 등 주변 여건은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올초 신한은행과 합병 협상을 벌였던 한미은행은 일단 합병 무대에선 한발 물러난 셈이 됐다. 현재로선 내실을 다지며 독자생존을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대주주인 칼라일펀드(지분 35.7%)가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상존해 있어 향후 운명은 불확실하다. 제일은행은 내실 위주의 성장으로 버틴다는 계획이다. 코헨 행장은 "상호보완 효과가 있다면 누구와든 합병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차별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지분 51%)과 정부(49%) 모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입장이어서 추가 합병 급류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은행장은 "은행권이 3∼4개의 대형 은행과 나머지 군소 은행으로 재편될 전망"이라면서도 "국내 금융 여건상 틈새시장이 크지 않아 군소 은행들이 얼마나 생존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