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영노하우 '공유' 확산..정보나눠 경쟁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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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현대 SK 등 주요 대기업간에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상호간에 강점과 주특기를 벤치마킹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다.
내로라하는 그룹들이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게 되면 기업경영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기업의 경영 노하우 공유는 경쟁일변도를 벗어나 상생(相生)을 모색하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은 24,25일 이틀간 경기도 용인의 인력개발원에서 대기업 인사및 교육담당자를 초청,인재육성 방안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삼성 '아하(AHA:Acess to HR Achievement) 컨퍼런스'로 이름 붙여진 이 행사에 몰린 인원은 무려 1천2백여명.삼성은 물론 현대 LG SK 등 주요 대기업의 교육 담당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인재를 경영화두로 삼아 재계 1위에 올라선 삼성의 인재육성 노하우와 인적자원 관리시스템에 대한 노하우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인재확보가 공통테마
삼성의 'AHA컨퍼런스'는 지난 91년부터 그룹내 임직원을 대상으로만 매년 운영해오다 2000년부터 국내 각 분야의 인사·교육담당자에게 공개됐다.
처음에는 경쟁관계인 기업들이 참가를 꺼려 내부인사가 60∼70%를 차지했으나 지난해부터는 내·외부 인사가 5대5로 비슷해졌다는 게 삼성측 설명.특히 올해는 하반기 들어 기업 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는 '인재확보 전쟁'을 주제로 총 6개의 세션이 마련돼 발표자와 참가자들간의 열띤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삼성측은 내년부터는 내부 참석자들을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할 정도로 외부인력들의 참가요청이 쇄도했다고 밝혔다.
LG도 지난 17,18일 LG인화원에서 개최한 '인재개발 종합대회'에도 동일한 주제를 다뤘다.
이 행사에는 삼성,현대,기아 등 대기업과 인텔 IBM 등 글로벌기업의 인사담당 임원 등 4백명이 참가,인재육성 및 평가시스템 관련 노하우를 공유했다.
LG측은 인재육성과 핵심인력 확보 방안,디지털시대 리더양성 사례,선진기업의 우수 핵심인재 관리 및 활용사례 등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혁신기법?구조조정도 주요 테마
LG전자 김쌍수 사장은 지난 9월10일 포스코 초청으로 6시그마 경영의 성공적 도입 방안에 대한 강연회를 가졌다.
김 사장은 강연회에서 LG전자의 6시그마 추진 사례등을 소개하면서 "21세기 경영혁신의 툴(tool)로 6시그마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6시그마를 도입한 포스코는 LG전자의 생생한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해 적용할 방침이다.
또 지난 22일 제주도에서 열린 SK의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는 박용만 (주)두산 사장이 초청돼 구조조정을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이 강연회는 SK가 1년에 한번 여는 그룹 핵심 사장단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는 점에서 재계의 눈길을 끌었다.
박 사장의 강연은 두산이 주류 등 기존 소비재 중심의 주력사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사업(중공업)에 진출하게 된 배경과 시행착오에 대한 경험담 위주로 이뤄졌다.
SK는 이어 24일 발표한 장기적 생존조건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업은 정리키로 했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성장엔진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은 두산의 구조조정 과정을 참고로 했을 것이라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