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경영노하우 공유 움직임은 기업 운영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서로 나눠 가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대기업간 교류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지금까지 기업간 교류는 주로 같은 업종의 기업끼리 특정제품과 관련된 표준화 기술을 개발하거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려는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인재육성이나 구조조정,경영혁신 등 경영전반에 걸친 주제로 그 범위가 크게 넓어지고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LG 관계자는 "경쟁기업은 물론 경쟁관계에 놓여 있지 않은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도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교류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공통의 이슈에 대해 최고경영자(CEO)의 입을 통해 구체적 경험사례를 접하게 되는 경우는 실질적인 파급 효과가 더욱 커진다며 재계는 최근의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또 최근의 활발해진 기업교류 움직임의 배경에는 국내기업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면서 글로벌 수준의 경영효율성을 달성해야 한다는 현실적 명제도 자리잡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의 'AHA 컨퍼런스'나 LG의 '인재개발대회'의 경우 국내 기업체 관계자 뿐만 아니라 액센추어 등 컨설팅 기관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인텔,IBM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로 패널을 구성했다. 삼성 관계자는 "국내기업의 성장 비결과 경영노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외국기업과 경영컨설팅 기관들도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어 매회 모임이 있을 때마다 규모가 확대되고 새로운 커뮤니티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