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에 이어 보합권에 착지했다. 일중 이동거리가 10원을 넘어설 정도로 변동성이 큰 장세가 계속됐다. 한때 1,220원대 중반까지 미끄러지며 하락 흐름이 유지됐던 환율은 장 막판 과매도 부분을 해소하며 분위기가 반전되기도 했다. 매매 호가가 얇은 탓에 소규모 물량으로도 과도하게 움직이는 양상. 장중 달러/엔 환율의 흐름이 대체로 시장을 지배했다. 엔화 강세의 진전이 환율 하락을 주도했으며 역외세력도 달러/엔 하락을 예상한 듯 주로 매도에 치중했다. 업체 결제수요와 외국인 주식순매도분 유입이 있었으며 낮은 엔/원 환율 수준을 감안한 달러매수세도 있었다. 수급상 공급이 일방적으로 우세한 상황은 아니었다. 다음주 방향도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예측불허의 달러/엔과 시장 변동성의 확대가 불러온 불안감이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10원 내린 1,231.9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36.00원, 저점은 1,225.30원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이 10.70원에 달해 사흘째 10원 이상의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 방향성 탐색 지속 = 시장은 섣불리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1,220원대는 부담스러운 모습이라 반등을 꾀하고 있다. 달러/엔의 추가 움직임에 따라 저점 확인이 진행될 여지가 있지만 저가 매수에 대한 의사도 충분하다. 월말이지만 미 서부항만 파업 등으로 네고 공급이 일방적이긴 많기는 어렵고 외국인 주식매매도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하기 때문에 한쪽으로 몰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220~1,240원이 무난하게 전망되는 분위기.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호가가 얇아 등락이 잦았으며 업체는 저가매수-고점매도에 치중했다"며 "달러/엔의 하락이 영향을 준 반면 매수세도 아래쪽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역외세력의 매매동향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달러/엔 움직임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며 "월말 네고가 있겠지만 공급요인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1,228~1,238원에서 아래위 5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예측과 달리 흐르고 시장이 얇아 방향없는 거래가 이어졌다"며 "수급이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 상황이며 장은 무겁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도 1,220원대는 다소 조심스럽고 위쪽으로도 달러/엔 때문에 부담돼 1,234~1,235원 정도면 매도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월말이기 때문에 수급 상황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예상했다. ◆ 달러/엔 123엔대 하락 = 달러/엔 환율이 중요 변수로 작동했다. 최근 수급요인이 움츠러들면서 달러/엔의 영향력이 강화된 것. 전날 뉴욕에서 124.41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추가 하락, 124엔 밑으로 떨어졌다.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 불개입을 천명하고 디플레 대책 기대감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한때 123.58엔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은행권 부실채권 처리 및 디플레 대책이 다음주 수요일로 연기, 달러/엔은 차츰 반등, 124엔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오후 4시 56분 현재 124.82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990원대를 회복했으며 같은 시각 994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52억원, 1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1,400억원 이상의 순매수에서 방향을 다시 틀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지표 = 전날보다 1.00원 높은 1,233.00원에 개장한 환율은 곧 1,232.00원을 기록한 뒤 달러과매도 해소(숏커버)로 오전 9시 55분경 고점인 1,236.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달러/엔 급락 등으로 레벨을 낮춘 환율은 11시 4분경 저점인 1,225.30원까지 흐른 뒤 한동안 1,228원선에서 주로 맴돌았다. 그러나 다시 숏커버로 11시 44분경 1,229.50원까지 오른 뒤 1,229원을 놓고 소극적인 공방을 벌이다가 1,228.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높은 1,229.2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반락폭을 확대, 오후 1시 53분경 1,227.10원까지 밀렸다. 한동안 1,227.20~1,229.00원을 거닐던 환율은 달러/엔 상승을 타고 1,230원대를 회복, 4시 15분경 1,233.70원까지 솟구쳤다. 그러나 물량 처분이 이뤄지면서 다시 보합권으로 내려섰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6,4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2,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8,290만달러, 6억5,050만달러가 거래됐다. 28일 기준환율은 1,230.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