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엔진소리와 묵직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승차감.' 메르세데스 벤츠 뉴E클래스 240 모델을 타본 느낌을 압축하면 이렇다. 세계적인 럭셔리카 중에서 가장 스타일이 멋지다는 벤츠의 E클래스를 완전 개조해 나온 뉴E클래스는 과거의 명성을 잇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디자인은 벤츠 특유의 우아한 선을 이어가면서도 역동적인 특징을 한층 부각시켰다. '네개의 눈(Four-Eyes)'이라 불리는 네개의 타원형 헤드 램프는 기존 모델에 비해 경사각을 높임으로써 젊은 취향을 가미했다. 현대자동차 뉴EF쏘나타의 헤드 램프도 이와 비슷하지만 자동차 선형의 날렵함과 대비해서는 역시 뉴E클래스가 훨씬 낫다. 내부 역시 우드와 크롬을 우아하게 결합시켜 외관과 조화를 이루었으며 'V'자형으로 변형된 대시보드도 고급스러움을 뽐냈다. 하지만 역시 뉴E클래스의 최대 매력은 승차감에 있다. V6 엔진이 장착된 240 모델은 시속 60km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엑셀을 밟는 느낌이 묵직했다. 엑셀에서 발을 떼면 마치 저단 기아로 변속한 것처럼 속도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변속이 잘못됐나 싶어 몇번이나 기어를 살펴볼 정도였다. 안전을 중요시하는 벤츠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일단 시속 80km를 넘어서자 그런 현상은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차량이 묵직하게 지면으로 가라앉는 느낌과 함께 놀라울 정도의 순간 가속력을 발휘했다. 최대출력 1백77마력에 4천5백rpm에서 최대토르크 24.5kg.m를 자랑하는 엔진은 고속도로에서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웽~' 하는 격음과 경음의 중간 정도 되는 엔진소리는 카 마니아들을 자극시키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기분좋고 매력적이었다. 마치 고급스런 첨단 장난감이 반응하는 것처럼 엑셀을 밟는대로 엔진소리가 차량 내부에 울려퍼졌다. 뉴E클래스는 충격의 강도에 따라 차량 앞쪽과 뒤쪽에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저속 주행인 시속 4km 이하의 충격에서는 차체의 큰 변형 없이 범퍼에서 충격이 흡수된다. 이어 시속 15km 정도의 충격에서는 크래쉬 박스에 의해 충격이 흡수되어 승객을 보호하게 되며 망가진 크래쉬 박스는 차량 수리시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돼있다. 또 센서트로닉 브레이크 컨트롤(SBC)을 장착해 운전자와 운행상태에 따라 제동에 가장 적합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놓았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