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주 < 대우증권 전문위원 > 이익이 많은 회사와 적은 회사 중 어느 곳이 더 좋은 회사인가.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곰곰히 생각하면 간단하진 않다. 우리는 지난 주에 손익계산서에 나온 이익이 그 회사의 실제 영업상황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방법을 살펴봤다. 이익이 회사의 실제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면,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그 이익을 보고 회사가 장사를 잘 하고 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이것을 "이익의 수준"이라고 부른다. 이익을 내기 위해선 당연히 들어가는 것이 있다. 이익을 많이 내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들어가는 것에 비해 나오는 것이 많아야 한다. 많이 들어가서 많이 나오는 것은 흔하다. 그래서 이익의 수준을 알려면 이익의 절대 금액이 아니라,회사가 집어 넣은 돈에 비해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를 봐야 한다. 회사가 장사를 하려면 현금도 필요하고 외상도 좀 깔아두어야 한다. 기계나 건물도 있어야 하고 공장에는 재고도 있을 것이다. 또 자회사에 투자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이 대차대조표의 왼쪽에 나오는 자산이다. 이 자산을 마련하기 위한 돈은 빌리거나 주식을 발행해 조달한다. 이것은 대차대조표의 오른쪽에 나오는 부채와 주주자본이다. 이렇게 보면 경영자는 은행이나 주주에게서 빌려온 돈으로 자산을 마련하고,그 자산을 움직여 매출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되도록 많은 이익을 내야 한다. 어떤 회사가 들어간 돈에 비해서 매출을 많이 올리고,이익을 많이 낸다면 이 회사가 바로 이익의 수준이 높은 회사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제조업체는 자산이 1백원일때 매출도 1년에 1백원 정도를 올린다. 자산과 매출의 비율이 1대 1인 셈이다. 이것을 자산매출회전율(매출액/자산)이라고 하고 이 경우 1이다. 그리고 매출 1백원을 올리면 영업이익은 10원 정도를 낸다. 즉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10%다. 이 두 가지를 곱하면 들어간 자산에서 얼마의 영업이익이 나오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것을 자산이익률(영업이익/자산)이라고 부른다. 위의 경우로 보면 영업이익 10원을 자산 1백원으로 나눠 자산이익률은 10%가 된다. 즉 자산이익률이 높아지려면 자산매출회전율이 높아야 하고, 매출액영업이익률도 높아야 한다. 만약 회사의 자산이익률이 5% 이하라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자산에 돈을 댄 사람(주주나 채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회사는 투자할만한 매력이 떨어진다. 안전한 국채에 투자해도 5%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경영자는 장사를 잘못한 것이고 이런 회사에 돈을 댈 주주나 채권자는 별로 없다. 홈쇼핑이나 종합상사와 같은 유통회사는 적은 자산으로 많은 매출을 올린다. 다만 돈이 자산에서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는 높으나 매출에서 나오는 이익률은 높지 않다. 매출회전율도 높고,매출액영업이익률도 높은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 제조업체중에서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10% 이하인 회사가 많다. 제조업체이면서도 영업이익률이 유통업체와 비슷한 3~5%수준에 머물고 있는 회사도 있다. 이런 회사들은 제조과정에서 특별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경쟁력이 낮은 회사다. 이런 회사들은 매출이 줄면 쉽게 적자에 빠지게 된다. 회사의 사정에 밝지 못한 일반 투자가들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15%이상 되는 회사에 투자해야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다. 이익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는 한 해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수준이 과거에 비해서 향상되는지 악화되는지 흐름을 보는 것이다. 최소 과거 5년 정도의 흐름을 봐야 한다. 회사가 투자를 많이해 매출과 이익이 급속히 늘어나면 얼른 보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나 여전히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낮은 경우가 많다. sazuha@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