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2월 B에게 공장용지를 1억원에 팔기로 계약을 맺었다. A는 계약날에 계약금 1천만원을 받았고 중도금 4천만원은 두 달이 지난 뒤,잔금 5천만원은 계약일로부터 세 달이 지난 후에 받기로 했다. 그런데 B가 중도금 4천만원을 약속한 날에 주지 않았다. 이때 A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만약 계약을 맺은 이후 공장용지 가격이 뛰어 A가 계약을 취소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이런 문제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난다. 계약을 맺을 때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게 금전 등 기타의 유가물을 주는 데 이를 통상 계약금이라고 한다. 계약금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민법은 계약금을 해약금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A는 중도금을 받기 전에는 자신이 받은 계약금의 2배를 돌려주고 언제든지 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 그러나 중도금을 받은 이후에는 상대방의 계약위반이 없는 한 계약금의 2배를 돌려주더라도 계약을 깰 수 없다. 한편 계약금을 받은 뒤 상대방이 중도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금을 몰수할 수는 없다. 계약금을 몰수하기 위해서는 계약금을 준 사람이 계약을 위반하면 계약금을 몰수당하고,계약금을 받은 사람은 계약을 위반하면 계약금의 2배를 물어줘야 한다는 특약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경우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특약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계약서를 쓸 때 계약서에 양측의 권리와 의무를 적는다. 어느 한쪽이 계약의무를 어겼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다. 이 경우 손해배상의 발생과 그 범위의 입증은 어렵다. 이때 계약서에 채무자가 지급해야 할 액수를 미리 정해 놓으면 편리하다. 이를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 한다. 손해배상액을 미리 계약서에 정해 놓으면 별도의 손해를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 채무불이행 사실만 증명하면 손해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도금을 받지 못한 앞의 사건에서 만약 계약서에 특약이 있다면 A는 별도의 손해를 입증할 필요없이 B에게 계약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 법무법인 로고스 백현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중기.벤처고문변호사단 위원장) hkbaek@lawlog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