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프로 이야기] '박남신' .. "치고 싶을때 연습해야 효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자유인 박남신.'
박남신의 골프에는 자연스러움의 철학이 깃들어 있다.
그는 여느 톱프로들처럼 정해진 연습 스케줄을 갖고 있지 않다.
누구보다도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언제,어디에서,어떤 종류의 연습을 할지는 본인도 미리 알지 못한다.
"운동은 자기 몸을 다스리는 것입니다.억압을 받아가며 해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그에겐 채를 잡고 싶을 때가 연습시간이고 그때 그때 치고 싶은 구질의 공을 치는 것이 곧 연습이다.
연습 라운드 역시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는다.
동반자들과 마음이 맞으면 언제든지 백을 둘러메고 필드로 나가곤 한다.
'아이언샷의 명수'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는 그는 지금도 자신 있는 클럽이나 샷은 없다고 겸손해 한다.
다만 연습량으로 모든 약점을 극복하고 있을 뿐이란다.
그러나 이처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그에게도 철칙이 하나 있다.
그는 연습생 시절 매일 새벽 6시에 뉴코리아CC에서 9홀씩 라운드를 했다.
당시는 이른 아침이 아니면 연습할 기회를 잡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시절의 부지런함이 그대로 남아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기상,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한 시간 정도 조깅을 한다.
뛰는 거리는 4㎞ 가량.
아침 조깅은 대회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하도록 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박 프로가 골프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점은 체력이다.
특히 강한 하체는 모든 운동의 근간이 된다고 여긴다.
그래서 그는 3명의 제자들에게 "체력을 키우지 못하겠으면 운동을 그만두라"고 엄하게 가르친다.
골프 실력 향상을 위한 비결을 이야기해 달라는 질문에 "운동 삼아서 연습하다 보면 실력은 자연스럽게 늘게 된다.지나치게 '잘쳐야 겠다'고 마음 먹으면 오히려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하면서도 코스 공략 전략을 미리 짜놓지 않는다.
"코스 공략에 관한 그림이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골프는 더욱 복잡하게 됩니다.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골퍼라 해도 자기 욕심대로 볼을 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죠.머리를 비우고 상황에 따라 공략하는 유연성을 갖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그의 취미는 마음을 비우는 데 도움이 되는 낚시다.
승용차 트렁크에 언제나 낚시도구가 들어 있을 정도의 낚시광이다.
1주일에 한두 번씩은 연습을 하다 말고 홀연히 물가로 떠나곤 한다.
"찌를 바라보고 있으면 머리가 맑게 비워집니다.꼭 고기를 잡자는 목적은 아닙니다.
다만 낚싯대를 드리우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지요."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