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8일 새벽(한국시간) 제1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폐막된 이후 한·중 정상회담과 한·칠레 정상회담을 잇따라 갖고 APEC 정상외교를 마무리지었다. ○…김 대통령은 28일 장쩌민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한반도 주변 강대국 정상과의 북한 핵문제 협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장 주석은 북한 핵문제를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장 주석은 김 대통령을 '형님'으로 호칭하며 건강에 유의할 것을 당부해 두 정상 사이의 우의를 가늠케 했다. 장 주석이 "우리 두 사람의 공동의 임무는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고 김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하자 김 대통령은 "친구로서 따뜻한 말씀에 감사드린다.숙소까지 와주신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장 주석은 "한살 많으신 형님이라 여기까지 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화답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APEC 정상회의 2차 전체회의에 참석, 기조발언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반드시 빠른 시일 안에 투명하게 포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할 경우 APEC 회원 각국이 북한의 안정과 경제적 발전을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포기시 경제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APEC 정상들은 "우리는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을 명시적으로 준수하기를 촉구하며,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의 결의를 재확인한다"고 천명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평화적 해결 노력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였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도 기조발언을 통해 북한 핵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로스카보스(멕시코)=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