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급 경제시찰단이 남측 기업들과의 경제 협력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박남기 북한 국가계획위원장(단장)은 한국 방문 사흘째인 28일 시찰단 17명과 함께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VTR 공장을 둘러보고 "삼성전자와 할 일이 많고 약속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시찰단은 또 경기도 용인에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 '마니커' 공장에도 들러 닭고기 가공산업의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 북, 첨단기술에 높은 관심 박 위원장은 삼성전자 방명록에 '첨단기술 개발에서 우리 민족의 위상을 더 널리 떨칩시다'라고 썼다. 공장 견학이 시작되자 시찰단은 삼성의 첨단 기술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사용하는 기술들이 모두 자체 기술인가" "제품을 많이 만들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 안내를 맡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에 "생산량을 늘리기보다는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가격을 낮추는 주요인"이라고 대답했다. 홍서헌 김책공업종합대학 총장은 "공장 내부의 설비가 어디서 들어온 것이냐"며 전문가다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공장 견학 후 "삼성전자와는 함께 할 일이 많고 약속한 것도 있다"며 "앞으로 삼성과의 협력을 통해 남과 북이 함께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측 시찰단은 삼성에서 디지털 캠코더를 선물로 받은 뒤 답례품으로 검은색 자기를 증정했다. ◆ 빡빡한 일정 소화에 지친 모습 시찰단은 지난 26일 오전 도착 후 사흘동안 아홉 군데의 관광.레저.산업시설을 둘러보고 이틀 연속 공식 만찬을 갖는 등의 강행군을 한 탓인지 이날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시찰단은 27일 만찬 후엔 예정에도 없던 남산타워에도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28일 첫 방문지인 '마니커' 방문시간은 예정보다 한 시간여 지연됐다. 시찰단은 그러나 피곤함 속에서도 산업체를 방문할 때마다 미리 자료를 요청하고 현장에서는 상세한 부분까지 질문했다. 마니커 공장에서는 닭 사육본부장 등에게 닭 사료의 성분 등에 대해 묻고 메모를 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공동취재단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