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수입 규제가 확산되고 있다. 수입규제의 주된 목적은 자국 철강산업 보호.그만큼 철강수출을 가로막는 비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추세다. 올들어 수입규제로 철강가격이 회복세를 보인 것은 아이러니다. 김성우 한국철강협회 통상팀장은 "현재 한국은 11개국으로부터 40건의 수입규제를 받고 있다며 전통적 수입규제 국가인 미국 캐나다의 규제가 26건으로 65%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수입규제는 올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가 발동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규제조치)다. 미국은 지난 3월부터 수입되는 철강제품에 대해 3년간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1차 연도에는 8~30%의 높은 추가 관세를 물리는 조치를 취했다. 열연코일등 판재류는 30%,봉강 및 형강제품은 15%의 추가 관세가 적용됐다. 이후에는 추가 관세가 인하된다는 조건이다. 연평균 75만t의 열연코일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포스코는 현지합작법인을 통해 수출하는 까닭에 추가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행운을 얻었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수입철강재에 대해 품목별로 7~26%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6개월간의 잠정조치여서 오는 11월20일 확정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는 9월29일부터 3년간 냉연코일등 7개 품목에 대해 17.5~26%의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확정했다. 국내 업체들이 유럽에 주로 수출하는 냉연코일은 3년 평균 수출실적(15만t) 이상의 할당물량이 확보됐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다행스런 것은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했으나 세계 철강가격이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러시아등 일부 국가들이 감산을 실시한데다 수요가 다소 늘어난 효과가 없지 않으나 미국의 수입규제로 미국 내수가격이 치솟아 세계적인 철강가격 회복을 부추겼다. 지난해 12월 t당 2백31달러에 불과했던 미국 열연코일 내수가격은 9월말 기준으로 4백2달러까지 회복된 상태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아시아지역의 열연코일 수입가 역시 한두달의 시차를 두고 인상됐다. 같은 기간 t당 1백85달러였던 게 2백90달러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철강제품 시장이 여전히 공급과잉인데다 각국이 가격 회복기를 틈타 다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감소세를 보이던 세계 조강생산량은 올연초부터 매달 증가세를 보여 지난 8월엔 전년같은 기간보다 8.3%나 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