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ahn@maf.go.kr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의 출현을 계기로 인류의 생활을 바꿔놓았듯이 지금 우리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빚어내는 '정보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세계 2백여개국을 대상으로 정보통신분야의 발전정도와 잠재력을 분석,우리나라를 홍콩 덴마크 등에 이어 세계 7위로 평가한 바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전통산업,전통사회로 인식돼온 우리의 농업과 농촌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만난 한 과수 농업인은 신선 과일을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적기 수확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연간 8천만원의 순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비결은 홈페이지와 PDA(개인휴대용단말기)에 있었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고객의 주문을 받고 그에 맞춰 작업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확보한 고정고객만도 1천명을 넘는다고 하니 정보통신기술이 아니면 꿈도 꿀 수 없는 경영방식이다. IT기술을 활용한 농업경영과 마케팅은 비싼 인건비와 지가로 인해 구조적으로 불리한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최근 들어 여가시간이 늘고 여가와 휴식공간으로서 농촌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면서 가족과 함께 농촌 마을을 방문해 농촌의 정취도 느끼고,농사일도 체험하려는 도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한 민간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농촌마을을 찾는 도시민중 39%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었다고 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농촌과 도시 양쪽에 혜택을 주는 또 하나의 예다. 이농의 제일 큰 이유는 자녀교육문제에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이 문제에도 해법을 줄 수 있다. 초고속통신망이 확산되고 이용료도 적정화된다면 디지털화된 다양한 교육자료와 원격교육을 통해 도농간 교육여건 차이를 실질적으로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보혁명은 농업·농촌분야의 해묵은 난제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쇄신해나가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