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경기도 남양주시의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 이후 투기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분양권값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신규 분양열기는 쉽게 식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남양주 지역의 경우 이달 들어 거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난개발로 교통여건 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 대신 남양주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청약열기는 여전히 뜨겁다"고 설명했다. ◆두터운 실수요층=대한주택공사가 청약저축가입자를 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남양주 평내지구에서 공급한 5년 공공임대아파트 1천50가구는 청약 첫날 2.12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주공 공공임대의 경우 전매행위 자체가 워낙 어려운 상품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청약자가 실수요자라고 보면 된다"는 게 주공 김성균 부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청약접수가 이뤄진 의정부 호원동 주택전시관에서는 떴다방(이동중개업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민간아파트의 청약현장에도 실수요자들이 주로 몰려들고 있다. 호평지구에서 7백86가구를 분양한 금강주택의 경우 지난 15일 남양주 및 수도권 1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결과 최고 7.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강주택 고종식 부장은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의 영향으로 가수요자들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주로 청약했다"며 "청약자 중에는 남양주와 서울 강동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 지역의 노후 아파트에 사는 세입자 가운데 남양주에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기존 분양권 시장은 약세=지난 9월 이전까지만 해도 풍부한 가수요를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했던 분양권시장은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 호평 평내지구에서 분양된 일부 아파트의 분양권이 공증을 통해 돌고 있기는 하지만 10월 이전에 분양됐던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권은 지리한 보합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거나 하향조정되고 있다. 구리시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초기 프리미엄(웃돈)이 최고 4천만원 안팎에 형성됐던 호평동 아이파크의 경우 현재 로열층을 기준으로 3천만원 밑으로 떨어졌다"며 "일부 저층부 물건은 1천5백만∼2천만원대에 매도의사를 표시하는 주인들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일부 떴다방 세력이 일으킨 거품이 꺼졌을 때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선량한 개미 투자자들 뿐"이라며 "가수요 거품에 현혹돼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