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보다 차별화로 승부" .. 우리은행 이덕훈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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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은행들의 합병은 우리은행에게 오히려 호재입니다. 합병은행들이 전산통합 등의 작업에 매달리는 사이에 우리가 더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면 시장우위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신한지주가 조흥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것을 계기로 은행권에는 우리은행의 추가합병 추진 가능성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덕훈 우리은행장(53)은 "지금은 추가합병보다는 어떻게 다른 대형은행들과 차별화할지가 제1의 관심사"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은행산업의 전망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둔화되는 추세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밝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이덕훈 행장을 만나 합병 등 은행권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대담 = 임혁 < 금융팀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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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가 조흥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그만큼 은행들의 생존경쟁이 심각해졌다는 방증이다.
어느 은행장도 합병을 원하지는 않는다.
엄청난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나.서울은행 합병이 신한지주를 크게 자극했을 것이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합병하면 총자산 규모가 1백30조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총자산 95조원)은 국내 2위 은행에서 3위로 밀리는데.
"다른 은행들의 합병은 오히려 우리에겐 호재다.
은행이 합병을 해 자리를 잡으려면 보통 3∼4년이 걸린다.
국민은행도 마찬가지고 '하나+서울'은행도 그럴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더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 시장우위를 확실히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올해만 총자산이 20조원 정도 늘어난다.
이는 서울은행 규모의 은행을 하나 합병한 것과 같은 효과다."
-추가 합병 계획은.
"현재 가능성은 50 대 50이다.
다른 합병은행의 성공여부가 변수다.
그들 은행이 성공적으로 합병의 시너지를 내기 시작한다면 우리도 추가 은행 합병에 적극 나설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다른 합병은행들의 성공 가능성이 20% 정도에 그친다고 본다."
-올 하반기에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는데.
"사실이다.
경기 등 여러 불확실 요인이 많아 올 4.4분기부터는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다.
우리은행도 지금까지의 영업확대에서 '내실 다지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한국의 은행산업 전망은 밝다."
-우리은행이 관리하는 워크아웃 업체가 많은데.
이들 업체의 처리는 어떻게 진행되나.
"현재 남아 있는 워크아웃 업체가 17개사다.
이중 2개 업체 정도만 내년으로 넘기고 나머지 15개사는 모두 연내에 처리를 완료할 것이다.
워크아웃 제도는 경제위기시 연쇄도산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이다.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어선 안된다.
가능성 있는 기업은 최대한 지원해 살리되 가망이 없으면 청산하는 수밖에 없다."
-내년 우리은행 경영전략의 키워드(Key word)는.
"차별화와 수수료 수익 증대다.
차별화를 위해선 모든 영업점의 일반 관리 등 후선업무를 사무자동화로 집중시키는 BPR(업무절차개선)를 본격화할 것이다.
이것이 자리를 잡으면 모든 점포의 직원들은 마케팅에만 주력하게 된다.
또 현재 예대마진 이익의 3분의 1 수준인 수수료 수익을 예대마진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을 평가한다면.
"높이 평가한다.
다른 은행들이 맹공을 퍼부어도 고객기반을 잘 빼앗기지 않는다.
그만큼 김정태 행장이 잘 하고 있다.
나도 지난 20여년 동안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금융개혁을 위해 노력했지만 김 행장이 지난 2년 동안 한 일이 금융개혁에 더 기여했다고 본다."
정리=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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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 ]
1949년생
삼선고-서강대 수학과 졸업-미 퍼듀대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재무부.경제기획원 장관 자문관
상업.한일은행 합병추진위원회 부위원장
대한투자신탁증권 사장 역임
가족 : 부인 한귀선씨와 1남1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