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드러그스토어 체인인 홍콩의 'A.S. 왓슨'이 이르면 내년에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홍콩 '데어리 팜'에 이어 왓슨의 진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국내 화장품 및 의약품 유통시장 판도에도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A.S. 왓슨 PR 총괄매니저인 맬라니 나이는 29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시장 진출기회를 활발하게 찾고 있다"며 "시장을 분석하고 파트너를 정하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진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절한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 독자적으로 매장을 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최대 그룹인 허치슨 왐포아 소유로 전세계 20개국에 3천2백개 매장을 운영하는 왓슨은 드러그스토어 체인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이에 대해 CJ계열의 국내 최초 드러그스토어 체인인 '올리브 영'의 전략기획 관계자는 "왓슨이 이르면 내년 중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왓슨이 롯데 신세계 등 소매업에 강한 대기업들과 접촉 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CJ의 올리브 영은 홍콩 데어리 팜으로부터 50%의 지분 투자를 받아 내년부터 합작법인으로 새출발하기로 했다. 홍콩 3위 그룹 '자딩'계열인 데어리 팜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드러그스토어 '매닝(萬寧)'등 2천여개 매장을 갖고 있으며 왓슨과 경쟁관계다. 올리브 영은 현재 국내에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데어리 팜의 자본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매년 10개씩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러그스토어는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비타민제 및 건강식품,대중적인 기초 화장품,생필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의 한 형태로 미국에서는 기초 의약품,아시아에서는 화장품 유통을 장악하고 있다. 올리브 영측은 다이어트 및 건강식품도 판매하되 한국의 경우 건강식품은 방문판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기초 화장품을 주로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트릭 라스키네 니베아 서울 사장은 "왓슨의 진출을 계기로 드러그스토어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하이퍼마켓(대형할인점)과 드러그스토어가 기초화장품 유통을 장악해 10년이 지나면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화장품코너'는 모두 사라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