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아이 노승민 대표는 요즘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올해 반도체 시장이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에스티아이의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업 추이대로라면 에스티아이는 연말께 2백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작년보다 15억원 늘어난 것은 물론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에스티아이가 차지하는 국내 CCSS(중앙가스공급장치) 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이른다. 세정장비 분야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 대한 유지, 보수,운영 등에 대한 용역업무도 맡아 연간 50억원의 고정매출을 확보했다. 지난 97년 성도이엔지에서 분사하자마자 외환위기가 닥치는 바람에 유동성 위기를 맞았던 상황을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당시에는 자그마한 프로젝트라도 따내보겠다는 생각으로 회사보다는 영업일선을 뛰어다닌 기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 대표는 근래들어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개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장비에 대한 응용제품들이 끊임없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에스티아이도 기존 제품의 기능향상을 통해 시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노 대표가 구상하는 응용 제품의 컨셉트는 '콤팩트화'와 '환경친화'다. 그동안 기존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느라 미뤄둔 사업들도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제품은 시스템LSI(비메모리)분야다. 현재 사내 연구소에서 아이템 등을 활발하게 개발중에 있다. "시스템LSI는 반도체협회에서 2003년부터 과제로 지정하는 등 관심이 확대되고 있습니다.앞으로 에스티아이의 새로운 주력상품이 될 것입니다." 세정장비부문에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내년에는 3백㎜ 장비에 전념할 계획이다.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존 세정장비 시장 대신 3백㎜로 직행한다는 것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