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키스트하면 오렌지, 돌(Dole)하면 바나나가 떠오르죠.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과일브랜드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충남 공주시 사곡면에서 배과수원과 인터넷 배 전문판매회사인 '배랑농원(www.verang.co.kr)'을 운영하고 있는 배연근 사장(31). 농부경력 5년차인 배씨의 눈높이는 자신의 배를 세계일류 브랜드 상품으로 키워 내는데 맞춰져 있다. 배 사장의 야심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는 조상 대대로 배농사를 지어온 집안에서 자란 덕분에 어려서부터 실전감각을 터득해 온데다 농대(연암 축산원예전문대학)에서 얻은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배 사장은 "세계 최고수준인 국내 배업계(?)에서 일류로 인정받으면 세계 일류브랜드의 꿈은 반쯤 달성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 사장이 세계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기 위한 전략의 초점은 '무공해 재배'다. "선진국일수록 식탁위생과 안전을 최고로 여기기 때문에 농약을 쓰지 않으면서 최고의 품질을 낼수 있어야 세계 무대에서 일류로 통합니다." 배 사장은 최근 '벌레와의 전쟁'에서 완승하는 비법을 터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에서 농업연수를 하면서 배운 병충해종합관리법(IPM)이 결정적인 힌트가 됐다. "배상자 반 정도 크기의 박스(덫)에 수컷을 유혹하는 암컷 호르몬을 바른 막대를 꽂아둡니다. 바닥에는 쥐잡는데 쓰는 '끈끈이'를 깔아 놓는 거죠. 이렇게 하면 하룻밤새 수십마리의 해충이 잡힙니다." 이 방법으로 그는 1년간 농약사용횟수를 일반 배농가의 절반인 7~8회로 줄였다. 이 방법을 통해 빛깔 좋고 맛 좋은 배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배 사장은 생산량의 98%를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한다. 배 사장은 국내경험을 살려 내년엔 일본 대만과의 인터넷무역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미국시장은 현지재배를 통해 공략해야 한다고 보고 미국시장 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배 사장은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5천명의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입맛이 제일 까다로운 서울 강남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것으로 봐선 세계시장에서도 먹힐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주=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