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길환 CJ(옛 제일제당) 종합기술원장(62)은 '이론'과 '실기'를 함께 갖추고 있다. 제약·바이오·생명공학 부문의 미래 발전계획을 책임지는 CTO인 동시에 제약본부의 사업까지 총괄하고 있다. 해외 전문가로도 손꼽힌다. 전형적인 기술경영자인 셈이다. 그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기술 경영자로서의 경력을 쌓아왔다. 지난 92년 귀국할 때까지 28년간을 미국에서 보냈다. 63년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A&M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68년부터 20년 넘게 생활용품업체인 유니레버에서 연구원으로 몸담으면서 '도브' 비누와 '클로즈업' 치약,무공해 세제 등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그는 지난 92년 생활용품 사업에 뛰어든 제일제당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된다. 몇 번 고사한 끝에 결국 귀국을 택했다. 이후 임원으로서 2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제일제당에서 새롭게 출발했다. 비트(세제) 세닥(치약) 식물나라(화장품) 등을 쏟아낸 데 힘입어 이 사업은 6년 만인 98년 매출 1천8백억원 규모에 이르렀다. 99년부터는 역점사업으로 떠오른 제약·바이오·생명공학 부문을 맡았다. 2000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종합기술원장도 됐다. 그는 해외 전문가 영입이라는 역할도 떠맡고 있다. 이장윤 제약부문 연구소장과 앤드루 고먼 CJ 미국지역 부사장 등을 세계적인 업체로부터 영입했다. 전 원장은 연구원들에게 "머크 화이자 등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만한 인재로 커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그는 해외 학술대회,컨퍼런스 등 주요 행사에 연구원들이 참석토록 한다. 그가 종합기술원을 맡은 이후 연구원들의 연수비가 8배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공대 출신들의 평균 급여가 다른 분야 전공자에 비해 20% 정도 높습니다" 그는 "직업을 하나의 유행쯤으로 생각하고 이공계를 기피하는 데는 큰 문제가 있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글=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