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업체인 미국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37)은 "잔뜩 움츠렸던 세계 PC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델 회장은 30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황에 빠져있던 세계 PC산업이 안정궤도에 들어서고 있다"며 "향후 전망이 밝다"고 낙관했다. 그는 델컴퓨터의 지난 2분기 매출성장율(전년동기대비)이 11%에서 3분기에는 22%로 높아지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델 회장은 그동안의 PC 수요 부진은 경기둔화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초고속통신망과 모바일 PC환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대체수요가 조만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세계적으로 4년 전에 구입한 PC가 2억대 안팎으로 추정된다"며 "최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려면 PC를 교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반가정의 PC 사용목적이 엔터테인먼트로 바뀌고 있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보기술(IT) 활용도가 뒤처지는 기업이 여전히 많은 것도 PC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델 회장은 모바일시대에도 기존 PC의 장래가 그리 어둡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최근 태블릿PC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포스트PC들이 기존 PC시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PDA 등 모바일기기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무선랜을 활용한 노트북의 입지가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포스트PC 기기들은 PC를 보완하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델 회장은 서버 스토리지 IT서비스 등 엔터프라이즈 분야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토리지 데이터네트워크 등의 분야에서 표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온라인을 통한 직판체제를 유지하는 델의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