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도전정신이 엔지니어 요체"..日공학아카데미 니시자와 준이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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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이공계 출신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이공계 기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공계의 사회적 위상과 국가의 부침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제6회 한·중·일 공학한림원장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쉬쾅디 중국공정원장과 니시자와 준이치 일본공학아카데미 회장을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이들은 기술강국이 되려면 엔지니어의 사회적 위상이 보다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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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과 끝없는 도전정신입니다.
학사 출신으로 올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씨가 이를 잘 증명해 줍니다."
니시자와 준이치(西澤潤一) 일본 공학아카데미 회장(76)은 "일본의 교육제도가 학생들을 획일화된 사고로 내몰고 있어 개선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공학교육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시자와 회장은 다나카씨의 대학 및 학과 선배다.
도호쿠(東北)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난 54년부터 90년까지 같은 대학에서 교수를 지낸 후 90∼96년까지 총장을 역임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소식을 듣고 그를 기억해 내기까지 한참이 걸릴 정도로 대학시절 다나카씨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그러나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갖고 매우 정밀하게 실험을 하던 학생으로 기억한다"고 회고했다.
니시자와 회장은 "다나카씨가 실험도중 실수로 나타난 현상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과정에서 단백질 구조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것은 그가 엔지니어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경제가 지난 10여년간 불황에 허덕이면서 엔지니어의 위상도 떨어진 느낌"이라며 "일본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내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이제 앞장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니시자와 회장은 "생산체제가 노동집약적인 방식에서 기술집약적인 형태로 바뀌면서 엔지니어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일본의 경우 전자산업이 꽃피우던 80년대에 비하면 엔지니어가 차지하는 위상이나 사회적 대우가 크게 나빠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직종별 급여 수준을 보면 엔지니어의 위상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는 "엔지니어의 보수가 의료·법조·금융·무역분야 등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며 "우수인력을 이공계로 유치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공학아카데미는 순수 민간기구로 지난 87년 설립됐으며 신기술 연구지원 및 기술발전에 따른 사회와의 조화,공학기술과 관련된 문제 해결,정책 자문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개인회원 6백명과 단체회원 19개사 등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회원은 3천명이다.
글=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