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명절 때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금호 임직원들에게 선물을 돌렸던 1백13개 협력업체 대표들이 30일 서울 금호그룹 본사로 불려왔다. 앞으로 선물이나 금품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윤리강령 실천 결의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말이 결의대회였지,문제가 된 협력업체들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행사나 다름없었다. 신헌식 금호 감사실장은 "지난 명절에 일체의 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전달했는데도 이를 어긴 업체들이 많았다"며 "이번 결의대회는 금호의 윤리경영 실천의지를 다시 확인한 자리"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그룹 회장에 취임한 박삼구 회장은 그룹의 4대 경영플랜중 하나로 윤리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인사 자재 구매 등의 분야에서 확고한 도덕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 품질이나 경쟁력 향상이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금호는 이에 따라 추석 전에 전국 2천1백여개 협력업체들에게 선물 및 금품 수수 행위를 근절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띄웠다. 하지만 추석연휴가 끝난 뒤 계열사로부터 신고를 받아본 결과 1백13개 협력업체가 "관행"대로 선물을 돌린 것으로 드러나 이들만 따로 초청(?)해 윤리경영 확약서를 받았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