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삼성전자의 해외현지법인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등장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해외현지법인중에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 현지법인(삼성비나일렉트로닉스)이 그 주인공. 베트남 정부가 내년부터 기업에 노동조합 설립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입법절차를 마침에 따라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노조가 없는 삼성전자에서는 처음으로 노조설립이 불가피해졌다. 베트남 법인에서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오한진 부장은 "법안은 통과됐으나 세부내용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의 노사협의회 전통 등을 베트남 정부측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만약 노조가 설립되더라도 회사와 협력적인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립 호치민공대 졸업생의 1∼10등 전원이 입사할 정도로 베트남 내에서 인기가 가장 높은 직장인 데다 최고의 대우와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인은 동남아 현지법인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성과면에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우량법인.1996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매출액이 2000년 4천6백만달러,지난해 9천3백만달러,올해 1억5천8백만달러 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컬러TV 모니터는 베트남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는 애니콜 휴대폰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올해 35만대,약 7천만달러어치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29%를 차지하고 있다. 전영훈 삼성비나일렉트로닉스 대표는 "삼성의 컬러폰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내년에는 노키아를 제치고 1위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휴대폰 베트남 총판을 담당하고 있는 티우 위엔 씨는 "애니콜이 디자인이 좋고 혁신적이어서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0년 생산성 6배 향상 기록으로 현지법인 중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올해는 제조원가를 2000년의 25% 수준으로 낮추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하자본 1천7백만달러를 내년이면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현지법인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호치민(베트남)=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