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위로 열린 흐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가가 660선 아래로 밀렸다.
최근 상승세를 주도해온 반도체 현물가격이 반락하면서 단기 고점을 만드는 모양이다. 60일선을 맞고 내리면서 저항을 확인했고 유동성 보강도 여의치않아 속도조절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미국시장이 기업실적 모멘텀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경제지표와 씨름하자 시장 전반으로 경계감이 높아졌다.
지수의 추가급락에 대한 두려움은 높지 않은 편이다. 반도체 현물가가 다음달까지는 연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프로그램 차익잔고도 낮아 하락방어력에 대한 믿음이 있다. 현지수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아래위의 방향을 탐색해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 국내외 경제 지표 부진 = 전날 국내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이 다소 실망감을 안긴 데 이어 29일 나온 미국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년중 최저치를 보이면서 불투명한 경기의 현주소를 강하게 시사했다. 이들 지표는 소비의 둔화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경제지표 악화는 대체로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점에서 큰 악재로 작용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오히려 상승계기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금리인하가 단행될 경우 이중침체의 공식적 인정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증시에의 영향력은 예측하기 힘든 분위기다.
현대증권은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악화와 관련해 미국의 연말 특수기대가 실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가적인 감원과 연말보너스 삭감 등 고용과 소득감소에 대한 불안이 강해 4/4분기중 소비심리 위축이 더할 것으로 우려했다.
따라서 미국의 GDP 성장률을 3/4분기 3.2%에서 4/4분기 1.3%로 큰 폭의 둔화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경기가 2003년 2/4분기부터 컴퓨터 교체수요로 회복 모멘텀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해 연말경 컴퓨터 관련주 중심의 선취매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국투자신탁증권 정무일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신뢰지수가 10월 증시반등에도 불구하고 9.11테러때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은 전쟁불안감, 고용불안, 불투명한 금융시장 전망에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버블, 한계기업 퇴출지연 등 금리인하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시장 분위기를 반전할 만한 정책변화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30일 3/4분기 GDP, 11월 1일 ISM제조업지수, 실업률, 개인소득 등 향후 지표에 따라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 60일선 부담, 당분간 관망 = 시장은 경제지표 부담을 일정부분 선반영하며 조정을 겪는 모습이다.
690선 위쪽의 누적매물대를 앞두고 상승폭 확대보다는 에너지 비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이끌어온 삼성전자가 120일선 아래로 내릴 위험성이 높아졌지만 대기 매수세를 고려할 때 급격한 하락폭의 확대 우려는 높지않다.
다만 미국시장이 3/4분기 실적 모멘텀을 소진하고 경제지표에 부닥치며 점진적 하향으로 방향을 잡을 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국내시장도 반도체 모멘텀으로 오는 11월 중순까지의 기술적 반등 연장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이후 전개방향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이 한계다. 12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투자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DDR D램이 11월 말까지 오름세를 이으며 8~10달러까지 갈 가능성이 있어 아직 시세분출과 상승탄력이 남은 것으로 본다”며 “다만 조정의 초기단계에 들어서는 모양이어서 이후 연말까지 전망은 다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단기간에 60일선을 돌파할 만한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어 기간탐색 가능성이 높다”며 “20일선이 위치한 640선 부근까지 조정은 가능하나 급등락보다 기간조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조덕현 시황팀장은 “단기적으로 최근 상승에서 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되어 오름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가운데 반도체 현물가 하락까지 겹쳤다”며 “미국의 금리인하 재료와 프로그램 매수가 작용하며 급하게 700선을 뚫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60일선을 찍고 내려오는 상황이라 방향을 잡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주변환경이 안정될 때 까지는 600~690사이를 왔다갔다 할 것”이라며 “일정부분 현금 보유가 필요하지만 향후 별다른 이유없이 하락할 경우 매도에 동참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권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지난 갭상승의 기준선인 630선 전후에서 바닥확인 가능성이 있다”며 “월말 수출 지표등의 호조세가 예상되 경기민감 업종대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