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종합] 4.40원 상승, "방향성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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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엔화 강세에도 불구, 대규모 달러 수요가 부각돼 1,230원대를 회복했다. 전날 1,230원을 무너뜨린 하락 분위기가 하루만에 반전됐다.
수요우위라는 수급상 요인이 크게 작용하며 가파른 상승흐름을 타기도 했다. 일부 업체의 선물환매도관련 결제수요가 일부 시중은행을 통해 대규모로 유입됐다. 유입 규모는 최대 8억달러까지 다다른 것으로 알려져 월말 네고물량을 압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통화완화정책 등 엔화 약세 요인에도 불구, 123엔 중심의 하락세를 보였으나 수급 요인에 짓눌렸다. 이에 따라 엔/원 환율이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했다.
최근 수급상황 파악이 어려워 시장은 곤혹을 치르는 모습이다. 잠재된 수요나 공급요인의 수면 위 부상에 따른 변동성 확대여지가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 것. 화두는 다시 1,228~1,230원의 지지여부로 돌아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40원 오른 1,231.80원에 마감했다. 한때 일주일 최고수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장 막판 보유물량을 처분으로 오름폭을 대거 덜어냈다.
장중 고점은 1,237.80원, 저점은 1,225.00원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이 12.80원에 달해 지난 17일 18.30원이후 가장 컸다.
◆ 하향 조정의 연장과 마무리 사이 = 잠복된 수요의 급작스런 등장이 시장에 혼란을 가중했다. 이날 수요의 성격에 따라 환율 방향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하향 조정 연장, 그리고 바닥 확인에 따른 상승 추세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다만 달러/엔이 하락 쪽으로 기울어 있는 상태라 수급상 뒷받침이 없으면 추가 상승은 막힐 수 있다. 이와 함께 1,220원대에 대한 단기바닥 인식도 급락을 제어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물량이 꽤 많았고 달러/엔이 하락했음에도 수요를 당해낼 수 없었다"며 "향후 1,230원대를 지키느냐 마느냐가 다시 관심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상승이 힘이 부치는 상태라 하향 조정이 끝났는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내일 거래는 1,225~1,240원의 넓은 범위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일부 업체가 예전에 팔았던 것을 되샀는 지 여부가 아직 불분명하나 규모만 8억달러에 달했다"며 "요건은 일시적이냐 그렇지 않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일단 전저점인 1,223원 벽이 단단해지는 감도 있어 하향 조정에서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여지도 있다"며 "내일 움직임을 좀 더 지켜봐야 하고 1,228~1,234원에서 움직일 것"으롤 전망했다.
◆ 달러수요 압도 = 이날 시장은 수급상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해 흔들렸다. 월말을 앞두고 네고물량이 꽤 많았음에도 이를 소화했다. 업체의 실제 수요 여부를 놓고 장중 논쟁이 있었으나 대체로 일부 업체의 선물환매도분 만기도래에 따른 매수세가 일부 시중은행을 통해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에 순응한 가운데 어느정도 매수분이 정리된 뒤 네고물량과 보유물량을 덜어내며 장 막판 오름폭 축소를 유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국내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의 급락으로 한때 122엔대까지 떨어졌으나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완화 정책 결정 등으로 반등, 123엔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5시 51분 현재 런던에서 추가 하락, 122.63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원화 약세의 흐름이 부각되며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했으며 같은 시각 1,004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사흘만에 순매도를 보이며 1,079억원을 팔았으며 코스닥시장에서도 하루만에 방향을 바꿔 4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사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 지표 = 전날보다 1.40원 낮은 1,226.00원에 출발한 환율은 곧 저점인 1,225.00원까지 밀린 뒤 저가매수로 곧 상승 반전, 오전 오전 9시 55분경 1,230원을 상향 돌파했다.
이후 환율은 10시 20분경 1,233.50원까지 상승한 뒤 네고물량과 달러/엔 반등이 서로 맞물려 한동안 1,231.80~1,233.40원에서 움직였다. 오전장 막판 매수 강화로 11시 50분경 1,233.80원까지 상승했던 환율은 1,233.0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높은 1,233.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오후 1시 41분경 1,236.30원까지 상승한 뒤 업체 네고로 2시 31분경 1,233.80원까지 반락했다.
이후 달러/엔 상승 등으로 2시 55분경 고점인 1,237.80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매매공방 속에 1,233.80~1,237.00원을 오갔다. 장 후반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 처분이 이어지며 4시 29분경 1,231.80원까지 밀렸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 4,6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 8,3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 3,000만달러, 6억 1,700만달러가 거래됐다. 31일 기준환율은 1,233.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