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디플레 대책에 시큰둥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요일 저녁 발표된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종합대책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기술주들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수하락에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은행주들은 은행회계방식에 대한 개혁이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기업 부도 여파 등의 우려감에서 벗어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개혁안이 후퇴됐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의 디플레 대책으로 대량 기업파산 등 경기 경착륙 위협은 완화됐다고 안심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초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디플레 대책 실망, 금융주 안심 = 31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8,659.11로 전날보다 97.48엔, 1.11% 하락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개장초 뉴욕 주가가 상승 등에 따라 8,830.71의 일중 고점으로 출발했으나 미국 경제지표 악화와 금융개혁안에 대한 실망감 등이 맞물리며 약세로 전환했다. 오전 저점은 8,626.71이었다. 아울러 일본은행(BOJ)이 올 하반기(2002년 10월∼2003년 3월) 경기에 대해 회복움직임이 없으며 내년 상반기께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낙폭이 좀더 커졌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등 첨단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부실 우려감에 휩싸였던 은행주들은 단기 상승세를 지속하고 도요타의 실적 호전 등에 따라 자동차주도 강세를 보였다. 히타찌가 1.6%, 후지쯔가 3% 이상 떨어지며 각각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약세를 지속했다. NTT도코모가 해외투자 동결 소식으로 하락했고, 소니, TDK 등도 내렸다. 그러나 도시바와 NEC는 오름세를 보이고 상반기 손실 확대로 급락했던 어드벤테스트는 6% 이상 급반등하며 눈길을 끌었다. 도요타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상반기 실적이 호전됐다고 발표해 자동차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도요타가 2% 이상 오른 가운데 닛산과 혼다도 1% 이상 올랐다. 은행주 중에서 세계 최대의 자산을 보유한 미즈호 홀딩스가 5.14%, UFJ 홀딩스가 5.71% 급등했고,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도 3%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노무라 홀딩스는 전날 장마감 후 발표된 실적에 대한 실망매물로 2% 가까이 하락했고, 다이와증권과 닛코코디얼 역시 약세를 보였다. 한경닷컴 배동호 기자 liz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