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문화생활비 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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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는 미국 ABC방송 토크쇼 진행자이자 '하포(Harpo) 엔터테인먼트 그룹' 회장이다.
98년 포천이 선정한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 2위에 올랐고 지난해엔 1억5천만달러를 벌어 포브스가 소득ㆍ인기투표 결과 등을 종합해 발표하는 '1백대 유명인사' 8위를 차지했다.
윈프리는 흑인인데다 가난한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자신이 성과 인종 차별을 극복하고 우뚝 설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어려서부터의 꾸준한 독서 덕이라고 말한다.
"책을 통해 나는 인생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세상에 나처럼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독서는 내게 희망을 줬다. 책은 내게 열려진 문과 같았다."
책이 인생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에 대한 예는 이밖에도 수없이 많다.
그런데도 국내의 독서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월평균 독서량은 1.2권으로 2000년의 1.6권보다 줄었고 한달동안 책을 읽지 않았다'는 응답도 56.1%에 달했다.
'대학신문'이 2학기초 실시한 '서울대인 의식 조사' 결과 서울대생의 한달 평균 독서량 또한 96년 3권에서 2.23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율만 형편없는게 아니다.
1년에 공연장은 0.45회, 박물관은 0.59회 찾는다(문화정책개발원 '국민 문화생활 실태 조사').
2년에 한번 갈까말까 하다는 얘기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 특히 남자들은 결혼하면 문화와는 아예 담을 쌓는다고도 한다.
결국 출판은 물론 음악ㆍ연극ㆍ무용.미술 등 문화예술 전반이 고사 위기에 처한 게 현실이다.
문화관광부가 오는 2005년부터 도서 구입비와 공연ㆍ전시 관람비, 신문과 잡지 구독비 등 문화생활비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를 추진중이란 소식이다.
일반의 문화예술 향수 기회를 증대시키고 창의력을 개발하기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문화예술 없이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순수예술의 기초 없이 문화산업 경쟁력이 생길리도 만무하다.
소득공제제도를 통해서라도 책을 읽고 공연장과 박물관을 찾는게 일상생활화되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