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 금융 노동 공공 등 4대 부문의 개혁을 추진,30여년 간 압축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부실과 비효율을 제거했다. 동시에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등 신기술 역량 강화,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활성화,외국인투자 집중유치로 경제의 실물부문이 보다 튼튼하게 됐다. 그런데 우리 경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의 제조업투자를 블랙홀처럼 흡인하는 중국 등을 경쟁에서 따돌리는 한편,우리 나라와 지속적으로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선진국들을 추격해 2010년 선진산업국가로서의 위상을 갖춰야 하는 과제가 그것이다. 이러한 도전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우리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진로를 설정하고 다시 뛰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0년까지 우리 산업의 밑그림을 그린 산업지도(Industrial Roadmap)를 작성,발표한 바 있다. 2010년 '산업 4대 강국'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기존 전략과 방법을 답습해서는 2010년 산업 4강 달성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미·이라크간 전쟁 가능성,세계경제 불안 등 불확실성이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칫하면 외부요인에 의해 우리 비전과 전략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내적 역량을 강화하면서 대외 불안요인에 대한 내성을 키워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제는 과거와 같은 자본투입형·외형성장전략에서 벗어나 혁신주도형·질적성장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지난 고도성장과정에서 자본투입에 의존했던 성장전략은 외환위기 당시 그 한계를 드러냈으며,지금은 선진국과 같이 총요소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의 추진이 절실한 상황이다. 혁신주도형 전략은 산업발전의 중심을 자본·설비 등 하드웨어에서 기술·효율성 등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는 고(高)기술 고생산성 고부가가치의 3고 전략의 추진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이를 실현하는 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한다. 각 경제 주체들도 '열심히 일하는 데서 지혜롭게 일하는 것'으로 일하는 의식,문화,방법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수 많은 미래 변수들이 불확실한 가운데 우리가 확실히 예견할 수 있는 변수는 중국 등이 향후 10년 간 고성장을 지속,많은 영역에서 우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나라의 기업들이 동북아 분업체제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효율적인 글로벌생산체제 구축과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최대의 화두는 '경쟁과 협력의 적절한 조화'가 될 것이다. 또 신기술혁명이 가속화돼 산업구조에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는 점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우리도 일류 선진산업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신기술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기술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자금의 공급 역할은 신기술산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존의 주력산업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세계 일류경쟁력을 갖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IT 등 신기술 개발 및 접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신기술 개발도 '선택과 집중'원칙에 따라 적극 추진해 나감으로써 신기술산업의 개화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밖에도 마케팅 유통 물류 등 우리 제조업 발전에 필요한 각종 자양분을 제공할 서비스산업의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제조업 관련 서비스산업의 질적 양적 성장을 위한 전략 추진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또 하나,우리 산업 발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것이 창조적인 기업가 정신과 끊임없는 창업정신이다. 이를 통해 우리 경제는 신진대사를 원활히 할 수 있으며,늘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회와 경제가 활기차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불필요한 각종 규제를 폐지하고,모든 환경을 기업하기 좋게 바꾸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