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체들의 거품 붕괴에 이어 생명공학(바이오테크놀로지)업체들도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미래의 성장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바이오산업이 주가하락과 신규투자 위축으로 자금난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기업 가운데 35%는 현재 보유 중인 현금으로 향후 1년도 못버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엔트리메드는 4년전 주가가 8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1.69달러로 급락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의 자금으로 연말까지 경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9·11 테러 때 부상자들의 피부이식을 도왔던 어드밴스드티슈사이언스는 시판 중인 인공피부(장당 6백달러)가 너무 비싸 가격경쟁력을 잃은 데다 이를 이식받은 환자에 부작용까지 나타나 지난달 파산 신청을 했다. 첨단 약품메이커인 얼라이언스제약은 나스닥에서 퇴출된 후 3백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연 1백%란 초고율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투자자들이 더 이상 바이오업체들에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많은 관련업체들이 파산 또는 인수·합병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