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편식인가,포트폴리오 교체인가.' 최근 외국인투자자의 매매패턴을 두고 이같은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은 시가총액비중 1위 종목이자 IT(정보기술)업종의 대장주격인 삼성전자 주식을 무섭게 사들이고 있다. 반면 내수주의 대표주자중 하나인 국민은행 주식은 집중적으로 내다파는 상반된 투자전략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은 4일 삼성전자 주식을 1천9백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국민은행 신한지주 신세계 등 내수관련주에 대해선 '팔자'를 지속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내수 경기가 향후 1년 정도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도 내수주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교체작업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주 편식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0월11일 저점 이후 4일현재 38% 급등했다. 시가총액 비중도 29개월만에 20%대를 넘어섰다. 국내증시에 '삼성전자 독주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을 주도하는 주체는 물론 외국인투자자들이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1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팀장은 "국민은행 등 내수주를 판 자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편식증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27조원에 달한다. 이는 SK텔레콤 한국전력 국민은행 POSCO KT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빅5'종목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합계(31조5천여억원)의 87%에 이르는 것이다. 이 비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삼성전자가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이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시장 전체에 부담을 주는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 되려면 삼성전자와 몇몇 IT관련주에 국한된 상승세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주는 비중 축소 지난 10월중순 이후 삼성전자 등 IT관련주에 대해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선 것과 달리 내수주에 대한 투자 심리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거래소시장에서 모두 4천8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국민은행 주식은 8백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에도 '팔자'가 지속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68.80%로 합병·재상장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은 신세계 주식도 열흘째 순매도하고 있다. 메릴린치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부실가능성이 불거져 나오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내수시장 전망을 좋게 봐 왔던 외국인들의 시각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경기의 상승 모멘텀이 꺾인 상황에서 IT관련주로 시장의 흐름이 바뀌자 외국인들도 이같은 흐름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주현.장진모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