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가 5일 부친 이홍규 옹의 장례 절차를 모두 마치고 대선 행보를 재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조의를 표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 후 김영삼,노태우 전 대통령을 차례로 방문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방일정이 잡혀있어 6일 찾기로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후보의 예방을 받고 "한번은 가야 하는 게 사람이지만 가슴이 아프지요"라며 "저도 매일 아침 부친에게 안부 전화를 건다"며 위로했다. 이에 이 후보는 "김 전 대통령께선 아마 제일 효자 대통령이 되실 것"이라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 사람은 이날 15분간 독대했으나 대화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어 이 후보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돌아가신 분께는 서운한 말씀인지 모르지만 이번에 돌아가신 게 이 후보에게나 나라에 좋은 일이 있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의미있는 한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이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피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던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도 방문했으며 이 자리에서 정 총무는 "(홍규옹이)두달만 더 계셨으면 좋은일을 보셨을 텐데 아쉽다"라며 "용서도 좋은 위치에 있어야 할 수 있는 만큼 모든일을 용서해 동·서,계층을 화합시켜 달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