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앞다퉈 미성년자의 선물옵션계좌 개설을 금지시키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미성년자인 자녀 명의를 도용,계좌를 만들어 자녀를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투자증권은 이날 미성년자가 선물옵션계좌를 만드는 것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삼성과 대신증권도 오는 11일부터 미성년자 명의의 계좌 개설을 받아주지 않을 방침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현재 미성년자 선물옵션계좌 개설을 허용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에도 관련규정이 없다. 증권사들이 미성년자 명의의 계좌 개설을 막는 이유는 지난 8월 이후 신용불량자의 파생상품계좌 개설이 금지된 이후 미성년자인 자녀의 명의를 빌려 새로운 계좌를 만들어 거래하다 자녀를 신용불량자로 만든 사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신용불량자의 계좌개설 금지조치 이후 신용불량자가 자녀 명의로 계좌를 만드는 경우가 여러 차례 적발돼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투기성 높은 선물옵션거래를 하다 신용불량자가 된 투자자들이 끝내 '대박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자녀명의까지 도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의 과당경쟁도 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급팽창하는 파생상품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미성년자에게 계좌를 열어주고 증거금률도 낮게 책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결제대금이 모자라는 이른바 '깡통계좌'가 급증,증권업계가 올 상반기중 파생거래와 관련해 고객에게 받지 못한 돈이 2백15억8천만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파생거래관련 미결제자금은 62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고객관리를 한 뒤 문제가 깊어져야만 이를 시정하고 있다"며 "위험이 큰 파생상품의 경우 업계 공동으로 위험관리를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