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2003학년도 수시 2학기 모집과 정시모집에서 논술과 면접을 실시하는 각 대학의 출제방향과 특이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서울대 =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치러지는 수시모집 심층면접과 내년 1월3일부터 실시되는 정시모집 심층면접은 반영비율에만 차이가 날뿐 방식은 동일하다. 정시모집에서 1단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은 2단계 전형의 20%(사범계는 12%)를 차지하는데 반해 수시모집에서는 2단계 전형에서 100% 반영돼 수험생의당락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면접시간은 단대별로 1인당 20∼30분 정도이며 상당수 모집단위에서 지원자의사고력과 논리력 측정을 위해 10분 정도의 답변준비 시간을 준다. 심층면접은 수시와 정시 모두 수험생들의 기본소양과 학업적성을 평가하는 것을목적으로 한다. 인문계는 논리전개력과 문제해결력, 자연대와 공대는 단순한 문제풀이보다는 개념과 원리 및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해석능력, 창의성 측정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지난해 면접에서는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않아 지나던 사람이 미끄러져 다칠경우 집주인에게 벌금과 제설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노상방뇨를 금지하는 것은 어떤차이가 있는가'(법대), `청년실업이 대학과 사회, 가정에 미치는 영향'(사회대) 등이 출제됐다. 올해 면접에서는 지난해와는 달리 면접관이 수험생의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를 참고, 추가질문을 할 수 있고 인문대뿐만이 아니라 공대와 자연대에서도 영어 지문이출제될 가능성이 있어 수험생들은 유의해야 한다. 유영제 입학관리본부장은 "고교 수학과정을 기본으로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펼 수 있어야 한다"며 "창의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일단고교 교과 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쉬운 문제에서 출발, 점점 질문의 난이도를높여가는 단계식 평가방법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 이미 수시모집은 끝났으며 정시모집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일반서술형 논술이 출제된다. 시험시간은 150분ㆍ 분량은 1천800자 내외로, 중고등학교 교과 내용과 관련되거나 동서고금의 중요한 고전에서 2개 이상의 제시문이 나온다. 지난해는 미국의 물리학자인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과 브레히트의시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을 발췌한 제시문을 참조, 소설 `삼국지연의'와 역사서인 `삼국지'를 여러 측면에서 비교.분석한 뒤 `그것이 지닌 사회.문화적 의미를오늘날의 문제와 연관지어 논술하라'는 문제를 냈다. 논술은 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율(4.2%)이 크지는 않지만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미칠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2002학년 정시모집에서는 전체합격자의 25.5%인 1천130명이 논술때문에 당락이뒤바뀌었다. 정시모집에서 면접은 실시되지 않지만 농어촌 학생과 특수교육대상자 그리고 신학과와 체육교육학과는 면접시험이 있다. ◇고려대= 오는 16일부터 수시2학기 모집 심층면접이 실시되며 정시모집 논술은다음달 30일에 시작한다. 논술은 동서고금의 고전을 예시문으로 제시해 주제파악 능력과 사물에 대한 종합적인 사고력을 비롯해 주제파악능력, 논리적 설명능력, 적절한 비판능력 등을 평가하게 된다. 지난해의 경우 인문,자연계 공통으로 위르겐 하버마스의 '담론윤리의 해명'과조지 리처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의 지문을 제시하고 현대사회의 합리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술하는 문제가 출제됐으며 올 수시1학기에서는 보드리야르의 글과 표를 제시하고 현대 소비현상의 특성을 설명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논술의 경우 수시모집에서는 총점의 20%, 정시모집에서는 총점의 10%가 반영되고 면접은 수시모집에서 전형별로 20∼50%, 정시모집에서 5∼20%가 반영된다. 1학기 수시모집에서는 26.9%가 논술과 면접을 통해 당락이 바뀌었다. 고려대 입시관계자는 "평소에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논술과 면접을 치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 오는 16일 수시 2학기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이 치러진다. 총점의 70%가 반영되는 면접은 영어와 `전공 기초소양' 2개 영역으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실시되며, 면접 시간은 분야별 10분 내외로 1인당 총 20분 내외다. 예년에는 학생들의 인성을 알아보는 `인성 가치관' 영역이 포함됐지만 변별력이없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빠졌다. 영어 면접은 예문 해석 등의 종합적인 평가를 실시하는데 이때 영어사전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수험생은 영어사전을 별도로 지참해야 한다. 정시모집 일반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지원계열에 따라 논술(인문계열)이나면접(자연계열)을 치른다. 일반전형에서 논술이나 면접이 반영되는 비율은 10% 다. 논술은 통합교과형이며, 고사시간은 120분, 분량은 1천600자로, 동서양의 고전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바탕으로 주어진 주제를 오늘날의 시각에서 논술하는 문제가출제될 수 있다. 일반전형에서 자연계 면접은 수시전형처럼 심층면접이 아니라 지원자의 인성이나 가치관,전공에 대한 열성과 준비성, 학업계획 등을 묻는 수준이다. ◇이화여대 = 이화여대는 오는 11일부터 수시 2학기 모집(고교수학능력우수자특별전형)을 실시하지만 논술과 면접은 치르지 않는다. 오는 14일 시작되는 정시모집의 경우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공통으로 논술이 치러지고 지문을 정확하게 읽고 관련된 질문에 논리적인 사고와 정확한 표현을 할 수있는지 여부를 측정한다. 지난해는 "동물도 생명체로서 인간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는 현대 미국 철학자 톰 레이건의 '동물옹호론'과 "이성적 존재인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는 칸트의 '추측해본 인류역사의 기원' 중 일부를 보여주고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할 인간과 동물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비교적 평이한 문제가 출제됐다. 답안에 대한 평가와 채점은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제시문에 대한 깊이 있고 폭넓은 이해력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성균관대= 오는 9일부터 수시 2학기 1단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실시한다. 수험생 1인당 20분 이내로 시간이 제한돼 있으며 지원분야의 수학잠재력과 창의력, 진학동기 및 학업계획 등을 평가한다. 다음달 23일 치러지는 논술은 교과통합형으로 국어.사회과학 교과에서 2개 이상의 지문이 제시되고 이 중 하나 이상은 영문으로 주어진다. 지난해의 경우 자본주의 경제에 관한 세 가지 지문을 주고 "한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현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방안이 무엇인지"에 관해 세 지문중 하나의 입장에 근거해 논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시험시간은 150분이고 분량에는 제한이 없으며, 도표나 그래프를 그려 활용할수 있다. 논술은 총 1천점 만점에 30점으로 논리력, 표현력, 이해력을 평가한다. ◇한양대 = 수능시험 이틀뒤인 8일 2학기 수시모집 전공적성검사를 실시하며 문학, 수학, 과학, 체육, 정보통신 등 특기자전형에서는 면접을 치른다. 전공적성검사는 최근 지필고사 형식을 금하도록 한 교육인적자원부 지적에 따라1학기 때와는 달리 수학과 영어를 제외하고 언어 사용능력과 추리력 등을 3교시에걸쳐 측정하게 된다. 적성검사 문제는 어법, 용례, 언어 연상능력 등 교과과정과 큰 연관은 없고 기본적 소양을 측정하는 내용이다. 다음달 20일 치르게 되는 정시모집 논술 시험은 통합교과형으로 교과서나 필독서의 고전을 위주로 제시된 예문을 읽고 학생이 자신의 견해를 120분간 1천400자 이내로 쓰는 방식이다. 지난해의 경우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루이스 멈포드의 '예술과기술', 김승옥의 소설 '서울, 1964년 겨울' 등의 발췌문을 읽고 현대인이 처한 상황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