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부동자금이 여전히 부동산시장을 맴돌고 있다.


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대책에서 비껴난 주상복합아파트, 택지지구내 단독주택지 등 부동산 틈새시장으로 대거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2-3일간의 청약기간중 청약금으로 예치되는 뭉칫돈의 규모가 1천억원을 넘어서는 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4,5일 이틀간 청약을 받은 서울 잠실롯데캐슬골드 청약현장에는 2만2천여명이 몰리면서 이틀만에 청약금으로 2천2백여억원이 입금됐다.


주상복합아파트 뿐만 아니다.


택지지구내 단독주택지나 수도권 비투기과열지구의 아파트 청약시장에도 돈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1일 정부가 수도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지정으로 땅값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택지지구내 단독주택지 청약현장엔 2천만원이 넘는 신청금을 싸들고 온 투자자들로 붐비고 있다.


또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서울 및 수도권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달리 수도권 비투기과열투기지역으로 향하는 투자자의 발길은 차가운 날씨를 무색케할 정도다.


곽창석 닥터아파트 이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시대로 접어든 상황에서 주상복합아파트, 단독주택지 등 안전한 수익이 보장되는 틈새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상복합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청약현장마다 수천명씩 몰려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청약통장이 없더라도 세대주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역삼동 우정에쉐르는 35가구 모집에 4천여명(평균 1백16대 1)이 몰려 한때 전산이 마비되고 청약접수증이 동이 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단독택지


김포시가 지난달말 청약접수를 시작한 사우지구 내 단독주택지 20필지에는 무려 1천47명이 신청, 평균 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인당 평균 2천6백만원의 보증금을 내 신청금만 2백72억원이 접수됐다.


필지별 최고 경쟁률은 1백20대 1에 달했다.


상업용지 7필지에도 1백46명이 몰려 21대 1을 기록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신청자격을 김포시에 1년 이상 거주하고 부양가족을 둔 무주택 가구주로 제한했는 데도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가 몰려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 의정부시가 지난 9월9일 공급한 금오택지개발지구내 단독택지 66필지에는 무려 1만5천8백40명이 몰려들어 평균 경쟁률이 2백40대 1에 달했다.


청약신청에서 1인당 1천만원씩을 신청금으로 받아 모두 1천5백84억원이 신청금으로 들어왔다.


건국컨설팅 유종률 사장은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이와 상관 없는 단독택지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수도권 비투기과열지구 분양시장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분양시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는 것과 달리 수도권 비투기과열지구의 청약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분양권 전매 제한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수도권 외곽지구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그동안 비인기지역이었던 곳이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청약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청약 접수한 의정부 금오지구 풍림아파트엔 33평형 6백6가구 모집에 8천37명이 몰렸다.


고양 행신동 SK뷰도 1백80가구 모집에 약 1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청약경쟁률에 이어 웃돈도 만만치 않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인천1차 동시분양에서 선보인 서구지역 아파트엔 이미 2천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다.



<> 상가


상가투자도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동대문 상권에서 공급중인 '패션TV쇼핑몰' '라모도' '디오트' 등 3~4개의 쇼핑몰은 분양시작 한달여만에 60~80%의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선보인 '한솔동의보감'은 분양 시작 10여일만에 90% 이상이 팔려 나갔다.


분양가는 점포당 1억~1억7천만원이다.


계약금(개발비를 포함)만도 1백89억여원 정도가 몰렸다는게 분양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제기동 사거리에 분양했던 '동의보감타워'도 분양시작 한달여만에 7백80여개 점포가 동이 났다.


지난달 중순 프라임산업이 4천여개 점포로 구성된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공개입찰로 분양한 결과 지하 1층 아이스크림 점포는 내정가의 2배가 넘는 16억7천만원에 낙찰됐다.


보통 테마상가가 분양시작 이후 6개월~1년 정도 걸려야 70~90%대의 계약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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