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大入 수능] '장애인 수험생 화제 2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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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급 장애인 권용태씨
"한 번 돌아섰지만 영원히 쓰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한 차례 대학 문턱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권용태씨(23).
그가 6일 서울 여의도중학교에서 다시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검정고시로 마친 권씨는 지난 2000년 한 대학의 장애인 특별전형에 지원하기 위해 수능시험을 봤다.
그러나 대학에서 권씨에게 전해온 소식은 뜻밖이었다.
교내 시설 등에 비해 권씨의 장애 정도가 너무 심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권씨는 "장애인을 받아주지 않는 장애인 특별전형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으나 소용 없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권씨는 결국 올해 초 자신이 사는 은평재활원 내 야학교사들의 격려에 힘입어 다시 책을 잡고 시험을 보게 됐다.
# 2. 박성준.민지영씨
"둘 다 좋은 성적을 얻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으면 합니다."
1급 뇌성마비 수험생인 박성준씨(25)와 민지영씨(25.여).
동갑내기이자 사제지간인 두 사람이 서울 여의도중학교에서 나란히 수능시험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96년 초.
박씨가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을 민씨가 진학을 위해 찾은 것이 인연이 됐다.
충남 당진이 집인 민씨는 서울로 상경했지만 책도 제대로 못 넘기는 몸이어서 공부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때 민씨를 도와준 사람이 당시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박씨.
장애가 덜한 박씨는 복지관에서 민씨를 1 대 1로 가르쳤다.
덕택에 민씨는 지난 98년 초등학교 검정고시에 붙은데 이어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잇따라 마쳤다.
임상택.홍성원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