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수경기를 지탱해온 소비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전국의 1천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4.4분기 소비자태도지수가 전분기(55.5)보다 8.2포인트나 낮은 47.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런 수치는 국내외 정보기술(IT) 거품 붕괴가 본격화됐던 지난해 4.4분기(43.7) 이후 최저치일 뿐 아니라, 하락폭 역시 작년 4.4분기(13.6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소비자태도지수란 생활형편과 경기, 내구재 구입 등에 대한 소비자 의식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으로 '50'(기준치)이 넘으면 현재 및 향후 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고, 50보다 낮으면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소비자태도지수의 세부 항목별로도 경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현재경기판단지수'가 전분기보다 14.8포인트나 떨어진 40.1으로 내려앉았고 향후 경기전망에 관한 '미래경기예상지수'도 47.0으로 전분기에 비해 12.4포인트 급락했다. 현재의 소비상태를 나타내는 '소비지출지수' 역시 지난해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꺾였고 소비의 선행지수인 '미래소비지출지수'도 5분기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또 1년 전보다 생활형편이 좋아졌는지를 묻는 '생활형편지수'는 46.8로 10분기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물가예상지수'는 전분기보다 3.5포인트 오른 75.4를 기록, 물가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