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44
수정2006.04.02 23:47
시장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주가가 박스권 상단인 680선을 허물면서 위쪽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열어놨다. 외국인 매수세가 면면히 이어진 가운데 삼성전자의 독주를 따라잡는 여타 지수관련주의 시세 확산 흐름에도 시동이 걸렸다.
최근 모멘텀을 주도해온 반도체 현물가 강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횡보세 정도에도 시장은 크게 실망하지 않을 분위기다.
다만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의 ISM제조업지수, 공장주문 등으로 이어진 경제지표의 악화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의 소비위축 신호도 강하게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700선을 넘어서는 단기랠리는 가능하나 이를 증시의 추세전환으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일단 큰 폭 조정보다는 추가상승 가능성이 우세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지수와 연관성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조정시 매수하는 대응을 권하고 있다.
◆ 외국인 매수세 강화 전망 = 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닿으면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시장의 이례적 강세, 그리고 지속적인 외국인 매수기조는 새로운 시장 흐름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5주 연속 상승세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지난 10월 10일 저점확인 이후 1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이어오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는 과거 금리인하 이후 확대됐다는 점도 향후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외국인은 6일 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가운데 기존 삼성전자 ‘편식’에서 벗어나 한국전력, 삼성전기, POSCO, 현대차, 삼성SDI, SK텔레콤 등 업종대표주로 매수세를 확산했다.
연준리의 금리인하 단행에 따른 유동성 증가가 삼성전자의 편식을 해소하고 매매패턴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의 전제 조건인 미국시장이 최근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외국인 주도 장세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시장의 최근 상승세가 지난 10월말 이래 금리인하 재료를 선반영한 측면을 무시하기 힘들지만 수년래 보기 드문 강세라는 점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경제지표 악재에 둔감한 탄탄한 시장심리가 기저를 흐르고 있고 채권시장으로부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연준리의 금리인하 결정은 주식시장으로의 자산이동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연준리의 금리인하는 유동성 증가의 측면에서 확실한 호재”라며 “미국시장의 최근 상승세가 최근 2~3년동안 제일 강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국시장 상승은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팀장은 “미국 중간선거이후 주가가 대체로 많이 올랐고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이동 여건도 있어 11월 장세는 긍정적”이라며 “외국인이 이끌고 가는 장세가 될 것이며 저항선을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미국 시장이 금리인하 이후 5일 정도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재료희석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상승기조가 아직 남아있다고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수관련주 중심, 700선 도전 = 박스권 상단인 680선을 돌파한 여세를 몰아 700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선물시장 흐름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의 선물 누적 포지션은 향후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때 향후 프로그램 매매가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반도체 현물가의 추가 급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시장 베이시스가 콘탱고를 오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지수관련주와 옐로칩으로 매기가 확산되고 있다. 막바지 국면인 개인선호 대중주의 시세분출 과정이 남아있음을 염두에 둘 때 아직 상승의 종결은 멀었을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당장은 지수와의 연관성이 높은 전기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 집중하고 향후 단기유동성장세의 수혜주인 증권, 건설, 은행주 등의 순환매를 기대려 볼 만하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이 시장 강세에 대비하는 매매패턴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일단 연준리의 금리결정에 따른 미국시장의 반응이 향후 방향성 결정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을 염두에 두고 현금을 확보할 수도 있지만 주식없이 상승을 맞을 리스크가 더 많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30%정도의 현금으로 조정시 대응하고 나머지는 베타계수가 높은 IT종목으로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이어 여타 종목으로 선순환이 나타날 경우 60일선 돌파는 어려워보이지 않는다”며 “20일선 지지를 바탕으로 제반 이동평균선이 상향세를 보이고 있어 조정을 받더라도 기간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미국 공화당의 중간선거 우세로 세금감면, 추가재정집행 등 기존 정책 유지는 긍정적”이라며 “주가가 640~680선 박스권을 상향 이탈해 680선 위로 오버슛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