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사회에서 극단적인 여론 분열 현상을 보이는 것 중에 하나가 댐 건설을 둘러싼 논쟁일 것이다. 물부족 사태해결과 홍수 방지를 위해서는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옹호론자와,댐 건설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문제와 생태계 파괴를 우려한 댐 건설 반대론자,여기에 지역주민 및 수몰지구 주민의 경제적 문제까지 어우러져 댐 건설사업은 복잡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대립은 과거 영월 동강댐 건설사업에서 절정을 이루었는 데,이번 한탄강 댐 건설사업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대립과 갈등이 있을 때 경제학자들은 댐 건설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댐 건설사업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비교한 경제성 분석으로 사태를 해결하려고 든다. 과거 영월 동강댐 논쟁에서도 경제성 분석은 중요한 논쟁거리였다. "환경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산정한 댐 건설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비용보다 크다"는 결과에 대해,"환경비용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과 이익을 비교하면 경제성이 없다"는 한 경제학자 연구결과가 주목을 끌었다. 이번 한탄강댐 건설 논의에서도 경제성 분석에 관한 논쟁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물부족이 예상되는 미래의 용수공급에 대한 가치나 댐 건설에 수반되는 환경비용 등 찬반 결정에 핵심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연구 내용이 미흡하여 경제성 평가가 속 빈 강정이 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경제적 이익이나 비용을 산정할 때 사용하는 가치는 대부분 소비자,즉 국민 개개인의 선호에 의존한다. 따라서 국민의 댐 건설에 대한 의식과 시각은 경제성 분석 결과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최근 필자가 전문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조사한 댐 건설에 대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댐 건설사업 경제성 분석의 중요성을 더 한층 느낄 수 있다. 댐 건설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응답자 35.9%가 댐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관련기관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응답한 반면,26.6%는 댐 건설의 반대를 주장하는 의견들이 타당하다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38.3%는 양쪽 주장이 비슷하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과거 영월 동강댐 경우와 비교하여 국민들이 물 부족에 대해 느끼는 리스크가 많이 증가했음을 볼 수 있지만,여전히 댐 건설사업에 대해서는 여론 분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댐 건설로 인한 경제적 이익으로는 용수공급증대,홍수조절,전력생산증대 및 수입에너지 절약,레크리에이션 기회제공,하류수질개선,지역경제발전 도모가 있을 수 있다. 비용으로는 댐 건설의 회계적 비용,자연경관의 손실,동식물서식지 파괴,개인재산 및 국가재산의 수몰,문화유적지 수장,기상변화로 인한 농작물과 생활 환경의 영향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이익과 비용은 개별 댐 각각의 지리적 위치와 규모,주의환경에 대한 고려,가뭄 홍수 발생정도와 국민의 선호변화에 따라 경제성 평가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형댐 건설에 대한 설문에서도 개별 댐 건설에 대한 비용,편익을 고려한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49%로,무조건 지어야한다 38%,무조건 반대한다 13% 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형댐 건설사업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환경비용을 고려한 경제성 분석이 전제됨을 의미한다. 나아가 개별댐의 경제성 분석에 앞서 전문가들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 있다. 먼저 정확한 물수요 예측이다. 많은 국민들이 미래 물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아껴쓰기 실천 등 수요관리도 병행하여야 된다고 한다. 따라서 과거 토목공학적인 물수요 예측에서 벗어나 가격변수와 정책변수가 포함된 경제학적인 물수요 예측만이 경제 전문가들을 설득할 수 있고 물부족에 대비한 용수전용댐 건설에 합의를 이룰 수 있다. 아울러 물이 희소자원으로 간주된다고 할 때 물의 진정한 금전적 가치를 따져보는 것도 댐 건설을 위한 중요한 선행작업일 것이다. sjkwak@korea.ac.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