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표된 2003학년도 수능 가채점 결과와 일선 고등학교 및 입시학원들의 자체 채점에 비춰 올해 수능성적은 재학생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대학입시에서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재수생 약진이 두드러지고 재학생들이 몰릴 가능성이 큰 중위권 대학에선 눈치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 초강세 예상되는 재수생 =재수생들은 이번 수능을 무난히 치렀다는 분석이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점수가 떨어질 것 같다는 재수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고려학원 유병화 평가실장도 "재수생들은 언어영역만 빼면 작년보다 까다롭지 않았을 것"으로 평가했다. 올 수능 응시생 65만여명중 재수생은 약 25%에 달해 이들의 성적은 향후 대입때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학생들은 구조적으로 수능성적에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일학력평가원 신영 평가이사는 "이번 고3은 이른바 '이해찬 1세대'로 불리는 재수1년차들보다 학력이 떨어지는 데다 월드컵과 수해 등으로 학업에 지장을 많이 받았다"며 "대학 합격 후에도 희망하는 대학에 들어가려고 다시 시험을 치르는 '반(半)재수생'도 많아 성적 격차는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 불안해진 고3 교실 =재학생 열세가 점쳐지면서 일선학교 진학 상담에도 비상이 걸렸다. 진학담당 교사들은 "상위권은 상당수 수시모집에 합격했고 정시모집 응시자라도 논술 심층면접만 챙겨주면 된다"며 "그러나 영역별 배점이 주요 당락요소가 되는 중위권 학생들이 늘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풍문여고 진학담당 정경영 교사는 "내부적으로 채점한 결과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아졌다"며 "올해도 중위권 학생들은 눈치작전에 나설 수밖에 없어 진학지도가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유재룡 성남고 교사도 "자체 채점에서 중상위권 학생들은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재수를 고려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방실.이태명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