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채에 우수 인재들이 대거 몰리면서 은행 채용담당자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공인회계사와 박사 및 해외 MBA출신 등 고급 지원자들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데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인사청탁도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 인사부는 외부 인사청탁에 대한 방화벽을 쌓기 위해 채용업무를 아웃소싱하는가 하면 지원자 상호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국민과 조흥,산업은행 등 신입행원 공채에 나선 대부분 은행들은 1차 서류전형 업무를 아예 외부 인력채용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외부 전문업체가 서류전형을 통해 채용 예정인원의 6배수를 뽑은 뒤 외부 교수 및 인사관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면접위원회에서 3배수만 골라 은행에 넘겨주게 된다"며 "외부 청탁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1백50명 채용을 목표로 서류접수에 들어간 우리은행도 서류전형을 외부 전문업체에 맡겼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은행 실무자 면접 때는 직접 대면을 피하고 지원자 인적사항에 대한 정보없이 수험번호만으로 인성과 능력을 파악하는 블라인드 면접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라고 들려줬다. 서류접수 결과 2백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산업은행은 통상적인 면접 외에 외부 채용전문업체에서 올라온 지원자들끼리 그룹토론을 시킨 뒤 지원자간 상호평가 점수를 성적에 반영키로 했다. 또 은행 직원들이 전공면접을 통해 전문성을 테스트하는 것은 물론 면접과정에서 영어시험과 인성검사를 치르게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