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층의 전면적인 세대교체를 공식화하는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가 어제 개막됐다. 후진타오 국가부주석이 당총서기직을 맡고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을 4세대 지도자들로 물갈이하는 것 외에도,기업인과 자본가들의 입당을 허용하고 더 나아가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중앙위 위원으로 선발할 예정인 이번 16차 대회의 엄청난 역사적 의미에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장쩌민 주석이 개막식 정치보고에서 "깊이 학습하고 전면적으로 관철시키자"고 강조한 '3개 대표사상'이 예정대로 당헌에 삽입된다면,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근간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앞으로는 계급정당이 아닌 국민정당을 지향하게 되는 셈이다. 자영업을 운영하는 당원만 30여만명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같은 조치는 중국 공산당이 생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를 계기로 중국사회의 자본주의화 물결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4세대 지도층이 이끌 중국의 앞날이 반드시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경제발전과 함께 자본가와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조만간 정치체제 다원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중국 공산당의 권력독점은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게다가 국유기업 개혁에 따른 실업자 증가,부실채권 누적, 농촌사회 해체와 도시집중화, 빈부격차 심화, 부정부패 만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자칫 중국사회 전체가 심각한 진통에 시달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치 경제 안보 등 다방면에 걸쳐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중국의 위상을 감안하면, 전세계가 중국의 변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중국과의 이해관계가 밀접한 우리 입장에서 그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번 16차 대회 이후 중국의 진로가 어떻게 변화할지 철저히 연구하고 대비책을 강구해야만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