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yang@mail.kitca.or.kr 주5일 근무제를 둘러싼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를 지켜보면서 20여년전의 중·고생 교복자율화(폐지)조치가 생각났다. 그 당시에는 교복폐지가 마치 선진화인 것처럼 여겨졌지만 사실 일본이나 영국 등 다른 선진국에도 교복은 있다. 또 그 조치 이후 국내 여러 학교들이 자율화를 포기하고 다시 교복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교복자율화 문제를 처음부터 학생과 학부모 학교에 맡겼더라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는 줄지 않았을까. 주5일 근무제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주5일 근무제는 대중에게 서비스하는 은행,그것도 지점이 선도하고 있다. 물론 이용자불편에 대한 대책은 발표됐다. 그러나 토요일에 은행점포가 문을 열던 것에 비하면 토·일요일 이틀간 이체나 출금 등 일상적인 은행이용활동에 불편이 많다는 점은 분명하다. 막상 금융선진국이라는 미국은 어떨까. 지난 번 미국방문 때 관심있게 살펴보았더니 토요일 오후에 문을 여는 지점이 적지 않았다. 우리나라 금융권근로자의 복지는 과연 금융선진국보다 더 앞서가야만 할까. 그렇다고 주5일 근무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별기업마다 처한 현실이 다르고 근로자의 근로조건도 다른 만큼 시장이 알아서 결정하도록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주5일 근무제 시행에 앞서 선결과제도 많다. 공휴일문제도 그렇다. 그간은 토요일근무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신정이나 설날,무슨 무슨 탄신일 등 각종 공휴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의 달력을 보면 며칠씩 연달아 쉬는 휴일이 그렇게 많지 않은 듯하다. 미국은 몇째주 토요일이나 몇째주 월요일 등 일요일 전후에 공휴일을 만들어 주중에 낀 휴일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루 일과의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 즉 생산성,근무밀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9 to 5' '9 to 6'라고 한다면 아침 9시부터 공장기계가 작동하고 사무도 정상진행돼야 한다. 9시에 지하철역에서 뛰고 회사주차장에 들어오며 퇴근시간 20,30분전에 퇴근준비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근무시간 중에 담배는 물론 화장실도 못 가는 구미식 근로윤리를 당장 갖추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근무시간중 사우나에 가고,이발을 하며 인터넷 서핑을 하는 자세는 주5일 근무 이전에 선결돼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