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헨공대의 '명예 세너터' 수여는 독일 최고 명문대학이 한국의 위상을 인정한 것으로 자긍심을 느낍니다. 앞으로 한국과 독일 두 나라의 과학기술협력 증진에 더욱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허영섭 녹십자 회장은 "어깨가 무겁다"며 명예 세너터 선임 소감을 털어놨다. "독일은 화학 기계 자동차 의약분야 첨단기술 보유국이며 한국은 이를 제품화 할 수 있는 능력과 고급기술 인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양국간 경제협력이 기술교류, 무역, 제조업 투자 중심에서 금융 보험 생명공학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를 활용하는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BMW,지멘스 BASF 등 한국진출 독일기업들은 뮌헨공대 및 한국정보통신대학원과 공동으로 한.독공동대학원과 한독산학협동단지 설립 계획을 내놨다"며 "독일기업은 한국을 동북아 진출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한.독연구단지가 설립되면 두 나라간 산.학협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헨공대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4명이나 배출된 것은 설립 당시부터 연구부문과 산.학협력을 중시해 온 전통 학풍과 투자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헨공대는 독일 대학중 가장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초과학에서부터 응용과학기술 분야에 걸쳐 2백70여개 부속연구소를 갖고 있다. 또한 독일 기업과 공동 출자한 아헨기술단지를 설립, 산.학협동체제를 가동중이다. 독일 산업체는 물론 세계 45개 주요 대학 및 연구소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공계 문제가 해결되려면 궁극적으로 과학 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위상이 높아져야 합니다." 처우개선만이 아니라 이들이 국가와 사회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우를 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도 이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와야 한다고들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개인의 능력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교육 및 연구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시스템을 개혁하고 과학기술 분야 국가지원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헨(독일)=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